특석 354만원 ‘뉴양키스타디움’ 외야 6700원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4월 24일 03시 02분



■한국-미국 인기스포츠 천차만별 입장료의 세계

회사원 A 씨는 애인과 모처럼 야구장 데이트를 계획했다. 이왕이면 좋은 자리에서 함께 야구를 즐기고 싶은 마음에 입장권을 알아봤다 입이 떡 벌어졌다. 티켓 2장에 700만 원도 넘었기 때문이다. 과연 이런 일이 가능할까. A 씨가 미국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의 팬이라면 실제로 일어날 만하다.
올 시즌 개장한 양키스의 홈구장 뉴양키스타디움의 포수 뒤쪽 특석 20구역의 입장권 가격은 2625달러(약 354만 원)에 이른다. 가장 싼 티켓은 외야 중앙 꼭대기 자리로 5달러(약 6700원)인데 선수가 깨알처럼 보이고 시야도 좁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가장 비싼 자리와 싼 자리의 거리는 152m인데 티켓 가격은 하늘과 땅’이라고 보도했다.
인기 구단 양키스의 올 시즌 구장 평균 입장료는 72.97달러로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비싸다. 지난해보다 75%나 올랐다. 메이저리그 평균 인상률은 5%인데 각 구단이 불황 속에서 인상을 자제한 영향이다. 반면 양키스는 15억 달러(약 2조250억 원)의 야구장 건축 비용 가운데 일부를 입장료에 반영해 관중에게 전가했다는 비난을 듣고 있다. 양키스 팬들은 뿔이 날 지경이다. 그래서인지 시즌 초 뉴양키스타디움에는 유난히 빈자리가 늘었다. 지난달 한국 야구가 월드베이스볼클래식 결승을 치른 LA 다저스 홈구장인 다저스타디움의 홈 플레이트 뒤쪽 자리 입장료는 130달러이다.
아무리 돈 보따리를 싸들고 가도 경기 관람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 지난주 끝난 ‘명인의 열전’ 마스터스골프대회가 그렇다. 마스터스 입장권은 보통 4라운드를 보는 데 200달러지만 아무에게나 판매하지 않는다. 페이트런(Patron)이라고 불리는 4만 명의 후원자에게만 돌아간다. 일반인들은 암시장으로 흘러나온 티켓을 구해야 겨우 입장이 가능한데 암표 가격은 4000∼5000달러까지 치솟는다.
올 시즌 600만 관중을 향한 기대감이 높아진 국내 프로야구에서는 스포테인먼트로 유명한 SK가 다양한 입장료 정책을 펴고 있다. SK는 올시즌 처음으로 바비큐존(3만2000∼6만4000원), 내야 패밀리존(5만∼6만 원) 등 이색 좌석 제도를 도입했다. SK 관계자는 “팬들이 식음료를 즐기며 야구를 볼 수 있도록 자리를 널찍하게 만들다 보니 3만400석이던 문학구장의 좌석이 올해 2만7800석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피겨 여왕’ 김연아(고려대)가 24∼26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 특설링크에서 펼치는 아이스쇼 ‘KCC 스위첸 페스타 온 아이스’는 이달 초 예매 시작 35분 만에 1만5000장이 매진됐다. 입장료는 B석이 4만4000원이며 가장 비싼 R석은 13만2000원. 만만치 않은 가격이지만 절정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김연아 효과로 행사 주최 측은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는 후문이다. 확실한 흥행 카드에는 고가의 티켓 정책도 먹혀들었던 셈이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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