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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4월 16일 07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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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잘 던졌다. 오래 버티기까지 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에 물거품이 됐다.
KIA 서재응(32)과 LG 봉중근(28) 얘기다. 이들은 15일 경기에 나란히 선발 등판해 호투했지만 각각 타선의 불발과 구원투수의 난조로 승수를 챙기지 못했다.
서재응은 사직 롯데전에 선발로 나서 7이닝 2안타 6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한 투구를 했다. 8일 광주 SK전 6이닝 무실점에 이어 13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 서재응은 완벽한 제구력과 다양한 변화구, 허를 찌르는 볼배합을 앞세워 롯데 타선을 압도했다.
지난 가을부터 투구폼 수정에 힘쓴 결과다. 공을 던지는 오른팔의 백스윙을 줄이고 폴로스루까지의 간격을 좁혔다. 또 키킹 상태에서 왼발을 멈추지 않고 끝까지 뻗어 볼에 힘이 더 실리도록 했다.
새 변화구의 장착도 천군만마. 아직 서재응의 커브와 슬라이더에 익숙하지 않은 롯데 타자들은 번번이 헛방망이질을 했다. 타선이 한두 점만 뽑아줬더라도 승리를 챙길 수 있을 만한 투구였다.
LG 봉중근도 아쉬운 눈물을 삼켰다.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부는 문학구장에서 SK를 상대한 그는 초반의 난조를 극복하고 8이닝 8안타 3실점으로 잘 던졌다.
탈삼진 8개를 솎아내는 동안 볼넷은 2개뿐. 강판 직전인 8회에도 직구 구속 147km를 찍고 세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잡았을 만큼 갈수록 위력을 더해갔다.
이날 새벽에 둘째가 태어났다는 소식을 듣고 오전에 병원에 다녀온 봉중근으로서는 아내와 갓 태어난 딸에게 승리를 선물하고 싶은 욕심도 컸다.
하지만 4-3으로 한 점 앞선 9회 마운드에 오른 LG 마무리 우규민은 2사 후 기어이 정근우에게 동점 적시타를 얻어맞았다. 봉중근의 귀중한 1승도 그렇게 날아갔다.
문학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