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골잡이 김명중을 아시나요

  • 입력 2009년 4월 14일 08시 37분


올 시즌 K리그는 이변의 연속이다. 만년 하위팀 광주 상무가 선두다. 공격포인트 랭킹 1위도 광주 김명중(24)이다. 3골2도움으로 김영후(강원) 인디오(경남) 등과 함께 공동 선두. 지난해부터 광주 공격의 핵으로 성장한 김명중은 팀의 고공행진을 이끌며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 있다.

포항에서 2년 11개월간 뛰다 2007년 11월 입대한 김명중은 평범한 선수였다. 고교시절 유망주로 꼽힌 그는 동국대 1학년을 마친 뒤 최고 대우를 받고 포항에 입단했지만 피로골절 등으로 주로 2군에 머물렀다. 2005년부터 3년간 포항에서 뛰며 골도 어시스트도 기록하지 못한 채 광주 유니폼을 입었다.

2군 리그에서 김명중을 눈여겨 본 광주 코칭스태프는 그의 포지션을 변경시켰다. 포항에서 맡은 공격형 미드필더 대신 공격수로 바꿨다. 스피드와 개인기를 두루 갖춘 그의 능력을 활용해 팀의 공격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다.

새로운 도전에 나선 김명중은 예상보다 빠른 적응력을 보였다. 2008시즌 31경기에 출전해 7골2도움을 기록하며 변신에 성공했다. 하지만 팀 성적이 하위권에 있다보니 주목을 받지 못했다.

2008년 11월부터 일찌감치 2009시즌을 준비한 김명중은 새로운 공격 파트너 최성국을 만나 더욱 활발한 공격력을 선보이며 5경기 만에 3골2도움으로 벌써 지난해 성적의 50%를 달성했다.

광주 이수철 코치는 “2군리그에서 봤을 때 재능이 있는 선수였는데 포항과 색깔이 안 어울렸던 것 같다. 개인 능력을 살리기 위해 포지션을 바꿨는데 본인이 잘 받아들이고 있어 대견하다”고 칭찬했다.

김명중은 “포항에서는 기회가 많이 없었는데 광주에 입단한 이후 코칭스태프의 배려로 찬스를 많이 잡고 있다. 골을 넣으면서 자신감도 많이 붙고 여유도 생겨 좋은 플레이가 나오는 것 같다”고 상승세의 비결을 털어놓았다.

상무 제대 후 곧바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김명중은 최근 에이전트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팀을 옮길 생각은 없다. 김명중은 “친정팀 포항에 보답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부상 없이 올 시즌을 잘 치르고 소속팀으로 돌아가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올 시즌 10골을 목표로 삼았다는 그는 “축구선수라면 누구나 국가대표가 되는 게 꿈이지만 지금은 은퇴할 때까지 팬들의 기억에 남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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