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더 41점… 삼성에 4강 선물

  • 입력 2009년 4월 3일 03시 02분


LG 박광재(가운데)가 삼성 수비수 3명에게 둘러싸인 채 골밑슛을 시도하고 있다. 삼성은 LG를 98-88로 꺾고 3승 1패로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정규 시즌 선두 모비스와 맞붙게 됐다. 창원=연합뉴스
LG 박광재(가운데)가 삼성 수비수 3명에게 둘러싸인 채 골밑슛을 시도하고 있다. 삼성은 LG를 98-88로 꺾고 3승 1패로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정규 시즌 선두 모비스와 맞붙게 됐다. 창원=연합뉴스
6강PO LG에 3승1패

2일 창원체육관의 LG 라커룸 신발장에는 320mm짜리 농구화 한 켤레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이날 새벽 서울에서 부친상을 당한 LG 현주엽의 신발이었다.

하늘이 무너지는 아픔을 겪은 동료를 애도하며 LG 선수들은 왼쪽 가슴에 검은 테이프를 붙인 채 삼성과의 6강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4차전에 출전했다. ‘근조(謹弔)’라고 적힌 검은색 상장을 양복 상의에 붙인 LG 강을준 감독은 경기 전 평소와 달리 말을 아꼈다. “주엽이가 경기에 신경 쓰는 것 같아 아무 걱정 말고 돌아가신 아버님 잘 모시라고 했습니다.”

LG 선수들은 비통한 심정 속에 저마다 투혼을 다짐했다. 종료 버저가 울리는 순간까지 전력을 다했다. 하지만 승리는 강한 뒷심을 보인 삼성의 차지였다. 주인 잃은 현주엽의 농구화도 다음 시즌을 기약하게 됐다.

삼성은 LG 아이반 존슨과 브랜든 크럼프가 파울 트러블로 발목이 잡힌 틈을 노려 테렌스 레더가 41점을 퍼부은 데 힘입어 98-88로 역전승했다. 지난 시즌 챔피언 결정전 준우승팀 삼성은 7일부터 모비스와 4강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를 치른다. 삼성과 모비스는 정규 시즌에 3승 3패로 팽팽히 맞섰다.

1, 2차전에서 연이어 20점 이상을 터뜨리며 2연승을 이끌었던 삼성 이규섭은 3차전에서 11점으로 묶였던 부진에서 벗어나 다시 20점을 넣으며 맹활약했다. 고려대 시절 현주엽과 친형제처럼 가까웠던 2년 후배 이규섭은 4쿼터에만 연속 3점슛 2개를 포함해 8점을 집중시키며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삼성 안준호 감독은 “오늘 끝낸다는 각오로 배수진을 친 선수들이 자랑스럽다. 이상민과 이규섭이 사기를 올리는 데 제 몫을 다했다. 모비스도 얼마든지 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4쿼터 초반 68-74로 뒤진 삼성은 6분 29초 동안 실수를 쏟아낸 LG를 무득점으로 봉쇄하며 내리 16점을 뽑아내며 종료 2분 6초 전 84-74로 전세를 뒤집었다. 삼성은 5점 차로 추격당한 종료 27초 전 이상민이 자유투로 2점을 보태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창원=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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