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 V-리그 PO] ‘삼성’ 만세…“현대 나와라”

  • 입력 2009년 3월 30일 08시 21분


“이것이 바로 노련미고 책임감이 아닌가 싶네요.”

챔피언결정전 티켓을 따낸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의 어조는 침착하지만 당당했다.

삼성화재는 29일 인천도원시립체육관에서 벌어진 대한항공과의 2008-2009 프로배구 V리그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안젤코(34점)와 신선호 손재홍(이상 12점) 등 주전선수들의 고른 활약에 힘입어 세트스코어 3-1(28-26 25-22 23-25 25-21)로 승리했다. 1차전에서 3-2로 이긴 삼성화재는 2연승으로 챔피언결정전에 오르며 2연패를 노릴 수 있게 됐다. 결승 상대는 정규리그 1위로 이미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한 현대캐피탈. 최고 라이벌로 꼽히는 두 팀은 2005년 V리그 출범 후 5시즌 연속 정상을 다투게 됐다.

1라운드에서 현대캐피탈, 대한항공, LIG손해보험에 연패하며 ‘종이호랑이로 전락한 것 아니냐’는 비아냥 속에서도 삼성화재가 결승까지 오를 수 있었던 원동력은 풍부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노련미였다.

삼성화재는 1세트 24-23으로 리드를 잡은 상황에서 안젤코의 공격이 상대 김학민에게 가로막히며 듀스를 허용했고, 칼라의 강타로 오히려 1점을 뒤졌다. 그러나 26-26에서 고희진의 속공과 칼라의 공격 범실로 기어이 세트를 따내며 승기를 잡았다.

삼성화재의 위기관리 능력은 4세트 막판에도 유감없이 발휘됐다. 20-19로 1점 앞선 상황에서 안젤코의 공격이 김형우, 칼라에게 연이어 가로막히며 20-21로 역전을 허용했고 경기는 5세트로 이어질 듯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최태웅과 신선호가 승부의 흐름을 바꿨다.

신선호는 칼라의 고공 강타를 2차례나 가로막은 뒤 23-21에서 최태웅의 토스를 2차례 연속 속공으로 연결, 경기를 마무리했다. 뒤지다가 따라잡은 팀이 기 싸움에서 유리하게 마련이지만 삼성화재는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삼는 끈끈함을 보여줬다.

대한항공 진준택 감독이 “기량에서는 전혀 뒤질 것이 없는데 보이지 않는 벽을 넘기가 너무 어렵다”고 밝힌 것은 이를 염두에 둔 말. 신치용 감독은 “큰 경기경험이 우리 선수들만큼 많은 팀은 없다. 위기에서도 자신감을 갖고 경기에 임한 게 승리할 수 있었던 힘이다”고 평했다.

한편, 챔피언결정전은 4월 5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벌어지는 1차전을 시작으로 5전 3선승제로 치러진다.

인천 |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사진 ㅣ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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