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사자기]완봉경기 벌써 11번… ‘투고타저’ 바람

  • 입력 2009년 3월 27일 02시 58분


경기당 평균 6득점… 공격야구 예상 빗나가

“올해는 투수보다 타자가 나아 보인다.”

19일 개막된 제63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동아일보, 스포츠동아, 대한야구협회 공동주최)를 앞두고 전문가들은 ‘타고투저’의 공격 야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여니 예상은 빗나갔다. 타자보다는 투수가 강한 ‘투고타저’의 모양새다.

26일까지 열린 27경기 중 진 팀이 1점도 내지 못한 완봉 경기가 벌써 11번이나 나왔다. 전체 득점도 164점으로 경기당 양 팀 합계 점수가 6점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게다가 이 164점은 주자를 무사 1, 2루에 두고 공격을 시작하는 연장 승부치기에 들어간 뒤 나온 32점이 포함된 것이다.

8회 콜드게임 3경기를 계산에 넣어도 정규 이닝에서는 양 팀 합계 점수가 5점 이내에서 승부가 갈렸다는 얘기다. 홈런도 3개뿐이다. 부천고 한대현이 21일 광주진흥고전, 강릉고 양동운과 강성완이 같은 날 유신고와의 경기 때 1개씩 날린 게 전부다.

이에 비해 타자를 압도한 투수는 적지 않게 눈에 띈다. 강릉고 최종현은 2경기 연속 12탈삼진을 기록하며 15와 3분의 2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군산상고 박종훈은 제주고와의 경기에서 10이닝 동안 삼진을 18개나 잡으며 승리 투수가 됐다. 광주동성고 유경국도 2경기에 등판해 시속 140km대 강속구를 던지며 15이닝 동안 탈삼진 13개를 포함해 2승을 챙겼다.

프로야구 현역 시절 ‘타격의 달인’으로 불렸던 장효조 삼성 스카우트는 투고타저의 원인을 쌀쌀한 날씨에서 찾았다. 그는 “따뜻하다가 갑자기 추워진 날씨는 투수에 비해 타자들이 감을 잡기가 더 힘들다”며 “이런 현상은 프로 선수들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투수들은 공을 계속 던지면서 쉬는 시간이 짧지만 타자들은 한 번 치고 다음 타순이 올 때까지 기다리다 보면 몸이 굳을 수 있다”며 “실제로 날씨가 좀 풀린 날에 홈런 3방이 나왔다”고 덧붙였다.

이번 대회 3개의 홈런은 21일 한꺼번에 나왔다. 홈런 2개가 나온 강릉고-유신고 경기 때의 기온은 섭씨 16.7도로 대회 기간의 다른 날에 비해 포근했다.

어제 취소된 4경기 오늘 열려

한편 26일 32강전 4경기는 비로 순연돼 27일 열린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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