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단독 인터뷰 “태환이 연아가 1면에 더 나와야죠”

  • 입력 2009년 3월 24일 08시 29분


“작년부터 박지성 선수에게 강력한 경쟁자가 생겼거든요”라고 운을 떼자, 박지성이 고개를 갸웃거린다.

“작년 여름 올림픽과 겨울에 있었던 피겨 대회를 거치면서 김연아와 박태환이 요즘 국내에서 뜨고 있다”고 부연 설명을 곁들이자 그 때서야 무슨 말인지 알겠다는 듯 빙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박지성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현재 한국 스포츠 최고 스타. 그의 사소한 일상 하나하나가 모두의 관심거리가 된 지 오래다.

프리미어리그나 국가대표팀 경기에서 그가 골을 넣기라도 하면 국내 모든 신문에 대서특필되는 것은 이제 일상적인 일이다.

그러나 한국수영 사상 처음 올림픽에서 금맥을 캔 박태환과 국민 여동생으로 칭송받고 있는 피겨의 김연아 역시 최근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으며 박지성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는 것이 사실.

인터뷰 말미, 짓궂은 질문을 하나 던졌다.

“아직은 내가 최고인데라는 섭섭함이 들 때도 있지 않나요?”

그러나 역시 박지성은 여유가 넘쳐흘렀다.

“섭섭한 것 전혀 없어요. 그 분들(박태환과 김연아)은 그 종목에서 세계최고로 인정받은 선수들이잖아요. 어찌 보면 저보다 훨씬 대단하죠. 그런 선수들이 신문 1면에 더 많이 나와야 하는 것 아닌가요.”

철저한 무명시절을 거쳤기에 스포트라이트의 덧없음도 잘 알고 있는 듯 했다. 수원공고 졸업 무렵 수원 삼성의 2군 테스트에서도 탈락하고 오라는 대학이 없어 마음을 졸이다가 명지대에서 갑작스레 1명 결원이 생겨 겨우 대학에 입학한 ‘K리그가 외면한 프리미어리거’가 바로 박지성이기에.

“저 역시도 예전에 언론에 홀대를 받았던 적이 있잖아요. 시간이 지나면서 뜨고 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1면에 나오고 싶은 마음이 별로 없어요. 솔직히 제 기사를 좀 안 써줬으면 하고 바라죠. 물론 그게 잘 되지는 않지만요.”

# 박지성 빅마우스

○화를 내는 것은 본 적은 있지만 저는 한 번도 크게 혼난 적이 없어요. 경기장에서나 훈련장에서 치명적인 실수가 없었기에 그런 거 아닐까요.(불같은 성격으로 유명한 퍼거슨 감독에게 꾸지람을 들은 적 있냐는 질문에)

○용돈을 타서 쓰냐고요? 아뇨. 여기서 받는 돈은 다 제 통장으로 들어 오구요, 쓰고 싶은 만큼 쓰는데요. 안데르손에게 돈을 쓴 적이 없어서 그런 소리를 했나?(얼마 전 안데르손이 ‘박지성은 구두쇠다’고 농담조로 말해 화제가 된 것과 관련해)

○팀 동료들과 함께 하는 자리는 거의 100% 참석합니다. 외신에 제 이름이 안 나올 뿐이죠.(호날두나 퍼디난드 등 맨유 선수들의 화려하고 문란한 뒤풀이 문화가 외신을 통해 보도될 때마다 박지성의 이름은 빠져있다는 질문에)

○어느 리그인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셋이 함께 라는 게 중요하죠.(절친한 사이인 김남일, 안효연과 나중에 같은 팀에서 뛰어보고 싶다고 밝힌 바 있는데 어느 리그에서 뛰고 싶냐고 묻자)

맨체스터(영국) |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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