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눈물 마르기 전에’…日 무서운 복기

  • 입력 2009년 3월 10일 07시 50분


‘미국이 야구를 발명하지 않았다면 일본이 했을 것’이라는 누군가의 비평처럼 야구는 일본인의 습성과 일치한다. 치열한 수집력, 치밀한 분석력 등 디테일에 강한 일본의 힘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전(7일)의 김광현 완벽 공략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그러나 도쿄 현지에서 한번 더 경악한 사실은 그들의 ‘복기력’이다. 9일 후지TV는 한국프로야구 히어로즈에서 뛰었던 다카쓰 신고를 초대해 ‘왜 일본이 김광현을 공략할 수 있었는지’를 다시 분석했다.

세계 최강 ‘편집국가’의 방송답게 후지TV는 화면을 둘로 쪼개 베이징올림픽과 WBC 때 김광현이 던진 슬라이더의 미묘한 궤적 차이를 발견했다. 다카쓰는 “김광현의 슬라이더는 옆으로 휘지 않고, 아래로 떨어진다. 빠른 커브에 가깝다”고 말했다. 일본은 이 점을 숙지하고, 슬라이더의 방향을 읽고 있었다는 얘기다.

김광현의 56구 중 18구가 슬라이더였다는 것은 기본이다. 한발 더 나아가 “이 중 13개가 스트라이크였고, 5개가 볼이었다. 이 중 일본 타자는 12개의 스트라이크로 들어오는 슬라이더에만 방망이가 나갔다”는 언급에서 ‘일본다움’이 읽혀진다.

1.1이닝 7안타 8득점으로 두들겼어도 일본은 아직 부족한 모양이다. 그건 그들의 머릿속에 김광현이 그만큼 부담스러운 존재로 각인됐었다는 얘기다. 김광현을 미국에서, 그리고 내년 아시안게임 등 국제대회에서 계속 대적할 위협으로 여기는 것이다.

도쿄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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