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려라 日” 이를 악물다

  • 입력 2009년 3월 9일 02시 57분


대호 대신 범호 날았다“나도 거포!” 이범호(한화)가 8일 도쿄돔에서 열린 패자 결승전에서 2-0으로 앞선 4회 중국 선발투수 쑨궈창을 상대로 2점 홈런을 날리고 있다. 대만, 일본과의 앞선 두 경기 때 벤치를 지켰던 이범호는 수비 강화를 위해 이날 이대호(롯데) 대신 선발 3루수로 출장했다. 도쿄=연합뉴스
대호 대신 범호 날았다
“나도 거포!” 이범호(한화)가 8일 도쿄돔에서 열린 패자 결승전에서 2-0으로 앞선 4회 중국 선발투수 쑨궈창을 상대로 2점 홈런을 날리고 있다. 대만, 일본과의 앞선 두 경기 때 벤치를 지켰던 이범호는 수비 강화를 위해 이날 이대호(롯데) 대신 선발 3루수로 출장했다. 도쿄=연합뉴스
이범호 투런 등 앞세워 中에 14-0, 7회 콜드승

우려했던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중국은 한국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한국은 8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아시아 라운드 3차전 패자 결승전에서 이범호(한화)의 쐐기 2점 홈런 등 10안타를 몰아쳐 중국을 14-0, 7회 콜드게임으로 꺾고 2006년 제1회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본선 라운드 진출을 확정했다.

○첫 선발 출장 이범호… 눈도장 ‘꽉’

김인식 대표팀 감독(한화)은 앞선 2경기에 선발 출장한 이대호(롯데) 대신 이범호(한화)를 3루수 겸 7번 타자로 출전시켰다. 중국에 발 빠른 타자들이 꽤 있어 수비를 보강한 것.

이범호는 원년 대회에서 주전 3루수로 활약했다. 백업 요원으로 뽑혔지만 김동주(두산)가 대회 초반 다치는 바람에 기회를 얻었다. 이범호는 어렵게 얻은 선발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안정된 수비는 물론 2-0으로 앞선 4회 쐐기 2점 홈런까지 터뜨리며 김 감독의 시름을 덜어줬다.

이범호는 “일본이 강팀인 것은 확인했지만 두 번째 만나는 만큼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수준 이하 중국… 마운드 운영 여유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전력은 달라진다. 경기를 하는 선수들의 정신력이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전날 대만을 꺾을 때와는 너무 달랐다. 대만전에 올인했던 중국은 한국을 이기려는 의지가 없어 보였다. 투수들의 공은 위력이 없었고 제구도 안 됐다. 걸핏하면 타자 등 뒤로 날아가는 투구가 나왔다.

수비는 더 엉망이었다. 1루수의 황당한 알까기 등 대만전에서는 없었던 실책 2개가 나왔다. 기록되지 않은 실책은 더 많았다.

한국 선발 윤석민(KIA)은 중국 타선에 공 70개만 던지고 6이닝을 2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도쿄=이승건 기자 why@donga.com

▼“기분 전환하듯 日과 상대”▼

▽한국 김인식 감독=8강 라운드 진출을 확정해 기쁘다. 어제 일본과의 경기에서 대패했지만 선수들에게는 “1점 차나 큰 점수 차나 지는 것은 마찬가지다. 지난 경기는 빨리 잊고 다음 경기를 준비하자”고 말했다. 오늘 선발 윤석민이 호투했다. 제한 투구 수 70개를 던지면서 6이닝을 막아준 게 내일 일본과의 순위 결정전을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야구는 흐름이 중요하다. 중국도 실책 때문에 순식간에 무너졌다. 일본은 이번 대회에서 가장 강한 팀인 것 같다. 기분 전환하는 마음으로 일본과 상대하겠다.

▼“中야구 앞으로 더 성장할 것”▼

▽중국 테리 콜린스 감독=한국은 역시 강했다. 우리 팀은 정신력에서도 많이 뒤졌다. 하지만 선수들은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 경기가 끝난 뒤 선수들에게 “중국 야구는 많이 성장했다. 앞으로 더 성장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내가 앞으로 중국 대표팀을 계속 맡을지는 모르겠다. WBC에 출전한 것은 행운이었다. 이제 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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