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의 얼음판 기적

  • 입력 2009년 1월 23일 02시 58분


아이스하키 亞리그 일본팀 꺾고 사상 첫 우승 유력

빙판 위에 전설이 탄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이스하키 아시아리그 정규 시즌이 5개월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25일 끝난다. 한국, 중국, 일본 세 나라 팀이 모여 2003년 출범한 아시아리그에서 지난 6시즌 동안 한국팀이 우승한 적은 없었다. 올 시즌 드디어 한국팀이 처음 정상을 밟을 게 유력하다. 1928년 한국에 아이스하키가 보급된 뒤 80여 년 만에 처음 일본을 누르게 된 것.

22일 현재 안양 한라는 승점 73점으로 2위 세이부 프린스래비츠(일본)를 3점 차로 앞서고 있다. 한 경기씩 남겨둔 상황에서 안양 한라가 하이원과 경기에서 이기거나 연장전(패해도 승점 1점)만 가면 세이부의 승패에 관계없이 정규 시즌 우승을 차지한다.

리그가 시작할 때만 해도 한국팀의 우승은 상상하지도 못했다. 한국 팀을 동아리 수준이라고 치부했던 일본은 친선 경기도 거절하기 일쑤였다. 일본 아이스하키 관계자들은 “한국과 일본의 격차는 10년이다. 앞서려면 20년은 족히 걸린다”고 단언했다.

10년의 절반이 조금 지난 올해 한국은 기적을 만들었다. 비인기 설움 속에서 이룬 쾌거 뒤에는 구단의 전폭적인 지지와 높아진 선수들의 실력이 원동력이었다.

모기업 한라는 비인기 종목임에도 아낌없는 지원을 했다. 처음에는 직원들조차 팀 운영에 회의를 나타냈다. 하지만 이제는 홈경기가 있을 때면 100여 명씩 자발적으로 찾아가 응원을 한다. 이번 시즌 부임한 한라 출신 심의식 감독의 용병술도 한몫을 했다.

내달 17일부터 시작되는 플레이오프에서 한라가 또 다른 기적을 만들지 기대된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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