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DJ…하루만에 주장 완장

  • 입력 2009년 1월 13일 08시 35분


김경문 감독 “꼭 필요한 선수” 동기부여·팀 화합 ‘양수겸장

해외 진출을 포기하고 두산에 남은 김동주(33)가 재계약 하루 만에 주장 완장까지 꿰찼다. 일본 무대에 대한 아쉬움을 하루 빨리 털어내도록 도우려는 김경문 감독의 배려다.

김동주는 2005시즌과 지난해에 이어 벌써 세 번째 주장을 맡게 됐다.

김 감독은 일본 미야자키로 전지훈련을 떠나던 11일, 김동주의 재계약 소식을 듣자마자 새 시즌 주장으로 낙점했다.

평소 “우리 팀에 꼭 있어줘야 하는 선수”라며 애착을 보였던 김 감독이기에 그 어느 때보다 빠르고 단호한 결정이었다.

김 감독의 의사를 전해들은 코칭스태프 역시 “엄격하면서도 의리가 있는 김동주가 지난해 선수단을 잘 이끌었다”며 적극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주가 두산 잔류를 결정하면서 주장 선임 문제도 단숨에 가닥이 잡힌 셈이다.

두산은 김동주가 해외 구단으로 떠날 경우를 대비해 당초 ‘신진 고참급’인 손시헌과 이종욱 등을 주장 후보로 염두에 뒀었다.

주장은 대부분 야수 쪽에서 나오는 게 관례인데, 김동주와 정원석을 제외하면 이들이 가장 고참급에 속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산이 김동주와 재계약에 성공하면서 주장 자리는 자연스럽게 최고참 김동주의 차지가 됐다.

김동주에게도 올해의 주장 자리는 큰 의미가 있다.

팀내 최고참이던 장원진이 공식 은퇴하고 안경현이 다른 팀으로 이적한 상황에서, 김동주는 두산의 전신 OB 시절의 명맥을 잇는 유일한 선수로 남게 됐다.

또 지난해에는 두산에서의 마지막 시즌이 될지도 모른다는 각오로 팀을 이끌었다면, 올해는 일본 진출을 향한 미련을 접고 향후 3년간 두산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새 각오를 다져야 한다.

2년에 걸친 해외 진출 시도가 결국 수포로 돌아가면서 자칫 목표 의식을 잃을 수 있는 김동주에게 주장이라는 ‘감투’는 강한 동기를 부여할 수도 있다.

김동주는 “지난해 팀이 한국시리즈에서 준우승해 많이 아쉬웠지만 배운 점도 많았다. 올해는 더 노력해서 마지막까지 좋은 결과를 얻도록 노력하겠다”면서 “팀의 고참급 선수들이 많이 빠져나갔지만 그 자리가 크게 느껴지지 않도록 팀 분위기를 항상 좋게 유지하는데 힘 쓰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사진 제공|두산 베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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