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아스의 마법, 그 실체는 실력

  • 입력 2008년 12월 23일 03시 07분


‘그라운드의 마법사’ 포항 세르지우 파리아스 감독이 21일 FA컵 결승에서 경남에 2-0으로 이긴 뒤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제주=연합뉴스
‘그라운드의 마법사’ 포항 세르지우 파리아스 감독이 21일 FA컵 결승에서 경남에 2-0으로 이긴 뒤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제주=연합뉴스
외국인 감독 최초로 K리그-FA컵 모두 우승

잔디 상태까지 고려… 경기 전부터 철저 준비

마법은 ‘마력으로 불가사의한 일을 행하는 술법’을 뜻한다.

마력도 아니다. 불가사의한 것도 아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마법’이라고 불렀다.

프로축구 포항 스틸러스의 브라질 출신 세르지우 파리아스(41) 감독은 21일 FA컵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외국인 감독으로 K리그와 FA컵 우승컵을 모두 들어 올린 것은 그가 유일하다. 지난해 우승 뒤 ‘파리아스의 마법’이라는 용어를 탄생시킨 그가 다시 사람들의 입에서 마법이 튀어나오게 만들었다.

결승전에서 그의 선수 교체 시기와 전술은 기가 막히게 맞아떨어졌다. 준결승전에서 투입하지 않았던 황진성이 선제골을, 후반 교체 투입된 김재성이 결승골을 만들었다. 준결승전에서도 후반 교체된 이광재가 추가 골을 터뜨렸다. 마법이라고 불릴 만했다.

하지만 그의 마법은 어디까지나 철저한 준비에서 나온다. 그는 경기 전 코치들과 경기 도중 상황에 따른 교체 및 전술을 미리 준비한다.

포항 이종하 지원팀장은 “경기 전 상대 선수들에 대해 철저히 파악한다. 그리고 상대 선수들의 장단점을 고려해 선수를 선발 투입하고 교체 투입한다”고 말했다.

파리아스 감독은 날씨와 잔디 상태까지 고려해 전술을 세우고 출전 선수의 명단을 짤 만큼 치밀하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파리아스의 마법은 실력이다. 그의 치밀한 공격 전술은 상대 팀들이 알고도 막지 못할 정도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결승전 뒤 “사람은 꿈과 희망, 목표가 있다. 그걸 이루기 위해 가야 할 길이 있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제 그는 내년에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무대로 마법을 준비하고 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