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만에…” 독립운동가 후손의 귀환

  • 입력 2008년 12월 13일 08시 17분


남자 싱글 주니어부에 카자흐스탄 대표로 출전한 데니스 텐(15·사진)은 서툴지만 또박또박하게 한국어로 말했다. 그가 우리말을 할 수 있는 데는 일제 강점기에 의병장으로 활약했던 독립운동가 민긍호 선생의 피가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텐의 할머니는 민 선생의 외손녀인 김 알렉산드라. 민 선생이 사망한지 정확히 100년이 지난 올해, 텐은 ‘카자흐스탄의 김연아’가 돼 할머니의 나라를 찾았다. 2002년 카자흐스탄 소년합창단의 일원으로 부산을 찾은 이후 두 번째다. 텐은 “할머니에게 독립운동을 하신 할아버지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집에 온 것처럼 편하다”며 웃었다.

텐은 12일 열린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아쉽게도 5위에 머물렀다. 쇼트프로그램에서 60.68점, 프리스케이팅에서 119.75점을 받아 총점 180.43점을 따냈다. 하지만 자신 있는 연기를 펼쳐 안무가인 타티아나 타라소바를 비롯한 많은 이들의 박수를 받았다. 텐은 경기 후 “지난 대회보다 고작 0.40점이 올랐지만, 그래도 시즌 베스트를 경신해서 기쁘다”면서 “쿼드러플(4회전) 점프를 막 연습하기 시작했다”고 귀띔했다.

텐 대신 프랑스의 피겨 유망주 플로랑 아모디오가 총점 199.58점으로 주니어 남자 싱글 1위에 올랐다. 주니어 페어 부문에서는 러시아의 루보프 일리우셰치키나-노다리 마리스라제 조가 총점 149.38점으로 우승했다.

한편 시니어부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는 일본의 고즈카 다카히코가 쟁쟁한 스타들을 제치고 1위에 올랐고, 아이스 댄싱에서는 세계랭킹 1위 올리비에 쇤펠더-이사벨 델로벨(프랑스)이 1위로 치고 나갔다.

고양|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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