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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1월 11일 08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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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남아공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3차전 상대인 사우디아라비아 원정경기를 열흘 앞둔 허정무 대표팀 감독은 ‘사우디 징크스’ 타파를 천명했다.
10일 오후 파주 NFC(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약 1시간 가량 진행된 대표팀 소집 첫 훈련 이후 허 감독은 “내가 현역으로 뛸 때는 사우디 정도는 가볍게 이겼는데 이젠 상황이 바뀐 것 같다. 만만한 상대에서 오히려 넘어야 할 산이 됐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사실 한국은 극심한 사우디 징크스에 시달리고 있다. 89년 10월25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90년 이탈리아월드컵 아시아 예선에서 황선홍과 황보관의 연속 골로 2-0 승리를 챙긴 게 마지막이다. 이후 19년 동안 6경기를 치러 3무3패에 머물렀다. 역대 전적에서도 3승6무5패로 열세다. 아시아에서 맹위를 떨친 80년대 한국축구를 주도한 허 감독이 격세지감을 느낄 만도 하다.
한국은 최종예선 B조에서 1승1무(승점 4점)로 1위이지만 골 득실에 앞선 임시 상황일 뿐이다. 한국은 +4인 반면, 이란과 사우디는 +1로 언제든지 바뀔 수 있는 살얼음판이다. 따라서 이번 사우디전은 사실상 조 수위를 결정할 최대 고비인 셈이다.
허 감독은 “모두가 징크스를 운운하는데 경기를 하다보면 실력 외적인 변수도 많다”면서 “2002년 월드컵에서 한국은 스페인, 이탈리아, 포르투갈 등 유럽 강호들을 모두 꺾은 강팀”이라며 필승 의지를 불태웠다.
그러나 허 감독 본인에게도 사우디를 비롯한 중동 축구는 껄끄러운 상대인 것은 사실.
98프랑스월드컵이 끝난 직후 처음 사령탑을 맡은 98년 10월 14일부터 2000년 11월 13일까지 대표팀을 이끈 그는 사우디에 한 차례 패배한 구원이 있다. 2000년 10월26일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열린 아시안 컵 준결승에서다. 당시 이동국이 한 골을 넣었지만 1-2로 패해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난적’ 이란마저 8강에서 꺾고 4강에 올랐으니 아쉬움은 더욱 컸다.
허 감독은 “모두 컨디션이 좋다. 부상자도 거의 없다. 대비책은 충분히 마련됐다. 든든한 노장들이 복귀했고, 좋은 활약을 펼친 젊은 선수들도 돌아왔다. 상대 공격수들이 빠르다고 하지만 100m 스피드로 필드에서의 활약을 평가할 수 없다. 우리 역시 잘 준비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파주|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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