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8년 10월 30일 08시 34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하지만 속담처럼 소문난 잔칫집도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먹을 게 별로 없었다. 후반 막판 기성용의 결승골이 터지기 전까지는 전반 수원 하태균이 골포스트를 맞힌 것이 유일한 눈요깃거리 정도였다. 축구의 참맛은 골인데, 그 골이 안 터지니 재미는 반감될 수밖에 없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는 경기당 2.8골이 나왔다. 한 경기에 3골 정도는 들어갔다는 얘기이다. 서울은 1.78골, 수원은 1.73골이니, 최소한 3-4골은 나와야 정상적이다. 하지만 단 한골로 승부는 갈렸다.
재미를 반감시킨 이유는 조심스러운 ‘안전운행’ 때문이다. 순위 다툼이 치열해지는 막판으로 갈수록 이 같은 현상은 더욱 뚜렷해지게 마련이다.
이기는 것 보다는 최소한 지지 않는 경기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자칫 지는 경우에는 상대에게 승점 3을 헌납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는 곧 선두 경쟁에서 밀려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다보니 감독의 전술은 소극적일 수밖에 없고, 선수들은 긴장감 때문에 정상적인 플레이를 펼치지 못한다.
이날 양 팀은 약속이라도 한 듯 스리백을 들고 나왔고, 양 측면의 오버래핑을 극도로 자제했다. 최소한 수비수 5명이 골문 근처를 막고 선 셈이다. 잔 패스 보다는 긴 패스가 더 많았고, 볼을 쫓기 보다는 사람에 얽매이는 경우가 허다했다. 중앙 미드필드에서 치열한 허리싸움이 전개되긴 했지만, 골문 근처까지 제대로 연결된 패스는 손에 꼽을 정도다.
서울-수원전 뿐 아니라 선두 경쟁을 하고 있는 성남-인천전에서는 단 한골도 터지지 않았다. 선두권 다툼은 물론이고 6강 플레이오프 티켓을 거머쥐기 위해서는 이날 승부가 무엇보다 중요했기 때문에 나온 현상이다.
팀의 사활이 걸린 만큼 안전운행을 하는 것은 십분 이해된다. 하지만 그만큼 팬들의 보는 재미가 반감되고 있다는 것은 아쉬운 점이다.
수원|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관련기사]기찬 ‘용’의 한방, 車잡았다…기성용, 결승골 작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