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옷의 요정’ 은반서 더 빛났다

  • 입력 2008년 10월 27일 02시 58분


김연아가 26일 미국 위싱턴 주 에버렛에서 열린 그랑프리 1차 대회에서 역동적인 연기를 펼치고 있다. 에버렛=AFP 연합뉴스
김연아가 26일 미국 위싱턴 주 에버렛에서 열린 그랑프리 1차 대회에서 역동적인 연기를 펼치고 있다. 에버렛=AFP 연합뉴스
김연아, 피겨 그랑프리 쇼트 1위

69.50점… 역대 두번째 최고점

피겨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역대 최고 점수는 2007년 도쿄 세계선수권에서 나왔다. 연기자는 김연아(18·군포 수리고)였다.

‘록산의 탱고’라는 빠른 곡에 맞춘 그의 연기는 점프나 스핀 등 기술적으로 뛰어났고 몸의 움직임이 춤추듯 음악과 하나였으며 표정 또한 강렬했다. 점수는 71.95점. 당시 전문가들은 “이렇게 완벽한 쇼트프로그램은 처음 본다. 예술의 경지”라고 평했다.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70점대 점수로는 아직 이 점수가 유일할뿐더러 지난 시즌부터 심판 판정 규정이 더욱 엄격해져 ‘꿈의 점수’가 됐다. 하지만 올 시즌 김연아가 자신이 보유한 기록을 경신할 것 같다.

김연아가 26일 미국 워싱턴 주 에버렛에서 열린 2008∼2009 피겨 시즌 개막전인 그랑프리 1차 대회에서 역대 쇼트프로그램 2위 점수인 69.50점(기술점수 39.06점, 예술점수 30.44점)으로 1위에 올랐다. 2007 세계선수권 우승자 안도 미키(일본·57.80점)는 이날 큰 실수 없이 연기를 펼쳤지만 김연아에겐 무려 11.70점이나 뒤졌다.

생상스의 ‘죽음의 무도’를 배경음악으로 한 새 프로그램은 역동성과 강렬한 표정을 살려냈다. 짙은 눈화장으로 시선을 강렬하게 만들었고 의상 또한 화려했다. 마지막 점프인 더블 악셀(2바퀴 반 점프)의 착지 동작에서 한 손을 짚는 실수만 없었으면 70점대도 가능한 연기였다. 김연아는 “새 프로그램이라 긴장을 많이 했는데 1위를 해 기쁘다”고 말했다.

:피겨 그랑프리 대회: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이 주최하는 시리즈 대회다. 남녀 싱글, 페어, 아이스댄싱 4종목으로 치러진다. 그랑프리 대회는 매 시즌 여섯 번의 대회와 이 대회 성적을 바탕으로 상위 랭커 6명이 출전하는 그랑프리 파이널로 이뤄진다. 각 대회에는 랭킹으로 시드 배정을 받은 선수와 개최국이 초청한 자국 선수를 포함해 12명이 출전한다. 한 선수는 최대 2개 대회만 출전할 수 있으며 상위 랭커들은 한 대회에 몰리지 않게 적절히 분산된다. 세계 랭킹 2위 김연아가 올 시즌 1·3차 대회, 세계 1위인 동갑 라이벌 아사다 마오(일본)는 4·6차 대회에 출전해 둘의 맞대결은 그랑프리 파이널에서나 가능하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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