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감독 영광의 자리 떠넘기기

  • 입력 2008년 10월 21일 08시 58분


김경문 “KS 우승 감독이 맡자” 김성근 감독 “절대 안해” 고수

“한국시리즈(KS) 우승팀 감독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감독을 맡는 것으로 했으면 좋겠다.” (두산 김경문 감독)

“당연히 김경문 감독이 해야 한다. 난 안한다.”(SK 김성근 감독)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냈던 두산 김경문 감독이 플레이오프 4차전에 앞서 KS 우승팀 감독이 내년 3월 열리는 WBC 감독을 맡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밝혔다.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이 우승하면 자신이 기꺼이 사령탑을 맡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삼성 선동열 감독이나 SK 김성근 감독, 두 명 중 한명이 WBC 감독을 맡아야 한다는 말이었다.

이에 대해 한국시리즈에 직행, KS 우승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SK 김 감독은 <스포츠동아>와의 전화통화에서 “WBC 감독은 내년 초에 결정해도 늦지 않겠지만 당연히 올림픽에서 우승한 두산 김 감독이 맡아야 한다. (SK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다고 해도) 나는 절대 안한다”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두산 김 감독이 KS 우승팀 감독이 WBC 감독을 맡아야한다고 주장한 가장 큰 이유는 “그래야 소속팀에 대한 부담감이 없다”는 것. 그러면서 자신의 고충을 또 한번 털어놨다. “2년 가까이 대표팀을 맡으면서 소속팀에 너무 소홀했다. 수석코치, 수비·배터리 코치도 함께 자리를 비웠다”는 김 감독은 “한국시리즈 우승은 나의 마지막 소원이기도 하다. 만약 올해 못한다면 올 겨울 부족한 면을 채우고 해서 다시 도전해야한다”고 자신의 입장을 설명했다.

이미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두 번 경험한 김 감독은 “감독 입장에서 1위를 목표로 할 때와 4강을 목표로 할 때는 많이 다르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시즌이 끝나면 두산과 두 번째 계약이 만료되는 김 감독은 “내년에 나도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이라고 단서를 단 뒤 “만약 올 시즌이 끝나고 (김)동주나 (이)혜천이가 일본에 진출하면 나는 우리 팀 빈 곳을 채우는 게 먼저”라고 밝히기도 했다.

단호하게 “나는 안한다”고 밝힌 SK 김성근 감독과 마찬가지로 2007년 초, 김경문 감독에 앞서 대표팀 사령탑 제안을 받았지만 완곡히 거절했던 삼성 선동열 감독 역시 ‘전임감독제’를 선호하며 WBC 감독직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 상태다.

대구 | 김도헌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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