無心투 송승준 VS 혼신투 배영수

  • 입력 2008년 10월 7일 08시 24분


“마음 비우고 평소 하던대로” VS “폭탄 안고 적진 뛰어들 듯…”

미디어데이도 하기 전에 패를 꺼냈다. 그만큼 확고부동한 믿음을 가진 에이스란 의미일 터. 롯데는 송승준, 삼성은 배영수가 8일 준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로 공표됐다. 중책을 맡은 두 투수의 출사표를 들어봤다.

8년 만에 가을잔치 초청장을 거머쥔 롯데. 첫 테이프는 송승준(28)이 끊는다. 8일 사직구장 마운드에 선 송승준의 손끝에서 공이 떠나는 순간, 2008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이 시작된다.

6일 훈련 도중 만난 송승준은 애써 부담을 떨치려는 듯 “포스트시즌 1선발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냥 ‘첫 번째 경기’일 뿐이다. 1차전 결과에 따라 시리즈가 결정되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고 강조했다. 에이스 손민한을 제치고 선봉장으로 나섰지만 “마음을 비우고, 평소 하던 대로 던지겠다”고 담담해했다. 일명 ‘무심투’로 맞서겠다는 얘기.

송승준은 올해 손민한-장원준과 나란히 12승(7패)을 올렸다. 방어율은 3.76. 특히 삼성전에 네 차례 등판해 3승1패에 방어율 3.22를 기록했고, 홈런도 한 개 밖에 맞지 않았다. 사직구장 방어율도 3.55로 평균을 웃돈다. 올해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도 경험해봤으니 롯데 입장에서는 최적의 카드인 셈.

다만 최근 경기(10월1일 문학 SK전 3이닝 4실점)에서 부진했던 게 불안 요소다. 송승준은 “이유는 잘 모르겠다. 그냥 평소처럼 던졌는데 잘 안 들어갔다. 하지만 야구를 하다보면 좋은 날도 있고 나쁜 날도 있다”며 웃었다. 이어 “내가 원래 단순한 편이다. 괜히 머리 굴리지 않고 하던 대로 편안하게 던지겠다”고 했다.

로이스터 감독이 가장 바라는 것도 ‘릴랙스(Relax)’다. 로이스터는 “선수들에게 평소 이상의 것을 주문하지 않겠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부담을 버리고 평소처럼 경기하는 것”이라면서 “송승준이 제 역할을 충분히 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사직= 배영은기자 yeb@donga.com

“폭탄을 안고 뛰어드는 심정으로….”

삼성 배영수(27)의 각오가 비장하다. 그는 선동열 감독으로부터 준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을 통보받은 뒤 “온몸을 바쳐 반드시 승리를 따내겠다”고 밝혔다. 가장 열광적인 응원으로 유명한 부산에서 1차전이 열린다는 점을 의식해서인지 그는 “폭탄을 안고 적진으로 뛰어드는 심정이다”고 말했다. 사생결단의 자세로 혼신의 힘을 다해 투구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선 감독은 “선발투수가 게임을 만들어주기만 하면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이 말을 전해들은 배영수는 “난 게임만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기기 위해 등판한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초반승부가 가장 중요하다. 초반에 1점 정도 주는 것은 괜찮지만 3점 이상 주면 분위기를 좀처럼 뒤집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배영수는 올 시즌 9승8패 방어율 4.55를 기록했다. 비록 두 자릿수 승리를 따내지는 못했지만 지난해 1월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은 뒤 재활 1년 만에 마운드에 서서 이 정도 성적을 올린 것도 ‘투혼’이라 할 만하다.

올해도 롯데전 만큼은 강해 ‘롯데 킬러’의 면모를 이어갔다. 올 시즌 9승 중 롯데전에서만 3승(1패)을 올렸다. 롯데를 잡는 방법을 알고 있는 배영수다.

한편 선 감독은 “배영수가 1차전 후 4차전 선발로 나올 수 있는 몸 상태가 아니어서 4선발 체제를 마련하겠다. 2차전은 존 에니스, 3차전은 윤성환이 등판하고 4차전 선발은 상황에 따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대구= 이재국기자 keystone@donga.com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스포츠레저부 황태훈 기자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스포츠레저부 황태훈 기자

[화보]‘가을에 야구하자’부산갈매기 열띤 응원 현장

[화보]야구장을 찾은 톱스타-늘씬 미녀들 시구장면

[관련기사]SUN 라인업 전면공개 왜?

[관련기사]이대호 “꿈 다 못 이뤘다”

[관련기사]롯데-삼성 팬들도 진검승부 가리자!

[관련기사]한화 ‘롯데돌풍 주역’?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