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만끽 SK-여유만만 두산-여력집중 롯데

  • 입력 2008년 9월 24일 08시 43분


환경이 입장을 만든다. SK의 정규시즌 1위 확정, 두산의 롯데 원정 3연승이란 ‘빅뱅’을 치른 직후 프로야구계의 분위기는 사뭇 달라진 양상이다. 빅3 중 SK는 ‘여유 모드’로 진입했고, 두산은 ‘2위 대세론’을 만끽하고 있다. 반면 롯데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란 경구를 되새기고 있다.

○SK, ‘감독 재계약만 빼고 다 물어봐’

1위 확정 후 SK의 훈련은 평소에 비해 뭔가 달랐다. 훈련 개시부터 3시30분으로 늦춰졌고, 전과 비교하면 가볍게 몸만 푸는 수준이었다. 김 감독은 “늦게 나오라고 말해놓고, 깜빡해서 나만 혼자 1시 40분에 야구장에 나왔다”며 웃었다. 1위 확정 다음날인 22일에도 훈련은 했지만 젊은 선수 위주로만 진행됐다. 경기 전 김 감독은 “누굴 뺄까 고민”이라고 했는데 실제 베테랑 타자를 빼고 전원 20대 선수로만 선발라인업을 짰다. 이닝 도중 투수 교체도 없었다. 오히려 김 감독은 승부보단 개인 타이틀과 잔여경기를 더 신경 쓰는 눈치였다.

훈풍이 돌았지만 유일한 ‘금기’라면 재계약 사안이었다. 이에 관해 김 감독은 일체 침묵했고, 요코하마 감독 영입설에 대해선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두산, ‘사직 대첩’의 여운에 젖어

두산은 지난 주말 부산에서 2위 라이벌 롯데에 3연승을 거둔 뒤 ‘탈출’을 걱정했었다. 사흘 연속 3만 관중이 꽉 찬 가운데 뼈아픈 3패를 안긴 터라 코칭스태프는 농담 삼아 “구단 버스가 괜찮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하지만 괜한 걱정이었다. 두산 김경문 감독은 “경기를 마치고 나오는데 롯데팬들이 손을 흔들고 박수를 치며 배웅해주더라”면서 “팬들도 예전과는 많이 달라진 것 같다”고 흐뭇해했다.

게다가 롯데의 기를 누르고 기대 이상의 수확을 거둔 직후라 표정도 더 밝았다. 김 감독은 “3만 관중 앞에서 선수들이 흔들리지 않고 잘 싸운 건 지난해 한국시리즈와 플레이오프를 이미 경험해봤기 때문인 것 같다”면서 “이번 사직 3연전을 계기로 더 자신감이 붙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 ‘연승 바람아, 다시 불어라’

두산과의 주말 3연전 전패로 수치상 페넌트레이스 2위 싸움에서 상당히 멀어졌지만 “끝까지 매 게임 이기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게 롯데 제리 로이스터 감독의 각오다. “일단 4강 진출 목표는 이뤘기 때문에 이제는 한국시리즈 우승이 목표”임을 명확히 한 로이스터 감독은 “SK나 두산이나 좋은 팀이지만 롯데도 좋은 페이스라면 분명히 이길 수 있다”면서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불펜 투수진과 벤치멤버에 대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대부분 선수들이 포스트시즌 경험이 없지만 배운대로 해 준다면 큰 무리는 없을 것이다. 경험 부족은 감독과 코치가 어떤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자신감도 내비쳤다.

문학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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