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시]육상연맹은 ‘탁상연맹’

  • 입력 2008년 9월 24일 03시 00분


‘대구 세계선수권’이 코앞인데 현장소리 외면

“회장이 이런 자리에 나와야 하는 것 아닙니까?”

22일 서울 송파구 오륜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육상경기연맹 주최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대비 마라톤 및 경보 지도자 대토론회.

분임토의를 끝내고 열린 결과 발표 및 토론에서 황영조 국민체육진흥공단 감독은 “지도자와 선수만 잘해서는 육상이 발전하지 않는다. 육상연맹이 적극적으로 뒷받침을 해야 한다”며 “이런 자리에 신필렬 육상연맹 회장이 나와서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봐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다른 지도자들도 “다음 토론회 때는 제발 회장 얼굴 좀 보자”고 말했다.

지도자들이 신 회장을 찾은 이유는 간단했다. “연맹이 돌아가는 것을 볼 때 회장이 현장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잘 모르는 것 같다”는 것.

연맹의 운영에 문제가 있다는 얘기다. 올해 초 진행된 케냐 전지훈련에 대해선 “준비나 사전 지식도 없이 케냐의 고지대가 좋다고 덜컥 가는 바람에 오히려 역효과가 났다”며 연맹의 탁상행정을 비난하는 발언이 쏟아졌다.

이날 토론회는 주형결 연맹 부회장과 황규훈 전무이사, 최경렬 마라톤강화위원장이 주재했다. 이들은 현장지도자들이 내놓은 문제점과 발전 방안을 정리해 신 회장에게 보고할 예정이다.

하지만 지도자들은 “우리가 한 얘기가 제대로 회장에게 전달되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이제 3년밖에 안 남았다. 3년 만에 한국 육상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성장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현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지 않고 탁상행정만 계속하다가는 대회를 유치해놓고 국제적인 망신만 살 가능성이 높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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