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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8월 22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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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다리 투혼’ 남아공 뒤 투아 이어 인간승리 연출
하나밖에 없는 다리도, 백혈병도 그들을 막을 수 없었다.
20일 베이징 올림픽 수영 여자 마라톤 10km에서 한쪽 다리가 없는 나탈리 뒤 투아(24·남아공)가 완주해 인간 승리를 보여준 데 이어 21일엔 백혈병을 이겨내고 금메달을 목에 거는 감동 스토리가 지구촌을 감동시켰다.
수영 남자 마라톤 10km에서 1시간51분51초6으로 우승한 네덜란드의 마르턴 판데르베이던(27)이 주인공.
판데르베이던은 20세이던 2001년 혈액암으로 더는 수영을 할 수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205cm, 92kg의 거대한 체격으로 수영 유망주였던 그에겐 마른하늘에 날벼락이 친 격. 하지만 그는 병과 싸우며 새로운 진리를 깨달았다. 힘들고 어려운 때일수록 꿋꿋이 참고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판데르베이던은 머리카락이 다 빠지는 항암 치료를 받았지만 꿋꿋이 견뎌냈고 결국 완치 판정을 받았다. 그리고 암을 이겨낸 과정을 수영에 접목했다. 수영 마라톤은 초반에 아무리 잘해도 막판에 역전될 수 있는 법. 판데르베이던은 이번 레이스에서도 초반 무리하지 않고 다른 선수들과 경쟁하며 차근차근 거리를 줄여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그는 우승 직후 “병원에 누워 고통과 싸우다 보면 며칠 뒤나 몇 주 후의 일보다는 몇 시간 이후만 보게 된다. 백혈병을 통해 단계를 밟아 올라가는 법을 배웠다. 헤엄치며 찬스를 기다리는 것과 병원에 누워 인내하는 것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판데르베이던은 암 퇴치 운동에도 적극적이다. 그는 2004년 네덜란드에서 열린 오픈워터 수영대회 직후 5만 유로(약 7700만 원)를 암 연구기관에 기부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