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끈 풀린 채로… 헐렁한 옷 입은 채… 볼트 신기록 못말려

  • 동아일보
  • 입력 2008년 8월 22일 03시 00분



첨단 유니폼을 입고 신발 끈도 풀리지 않았다면 더 좋은 기록이 나왔을까?

‘인간 탄환’ 우사인 볼트(22·자메이카)가 100m와 200m에서 사상 처음으로 동시에 세계기록을 세우며 우승하자 일부 누리꾼이 ‘볼트가 기록을 더 단축할 수 있었다’며 내세운 이유다.

볼트는 레이스에 나설 때 아래위가 분리된 유니폼을 입었다. 바지는 몸에 달라붙는 소재였지만 상의는 그렇지 않았다. 달릴 때 펄럭이는 게 눈에 보일 정도였다. 대부분 선수는 몸에 착 달라붙는 전신 유니폼을 입는다. 공기 저항을 줄여주기 때문이다. 어깨 부위를 드러낸 T자형 등판 유니폼도 인기 있다. 볼트가 이런 유니폼을 입었다면 더 빨리 달렸을까?

꼭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대한육상경기연맹 백형훈 기술위원장은 “볼트가 입은 유니폼 상의도 가벼운 소재인 데다 어깨 부위를 드러냈기 때문에 큰 차이는 없었을 것이다. 자기가 편하다고 느끼는 게 더 중요하다”며 “수영의 박태환이 특수 소재로 만든 ‘레이저 레이서’를 하의만 입는 것도 그런 맥락이다”고 말했다.

100m에서 독주를 펼치다 결승선 30m를 남겨 놓고 세리머니까지 하는 여유를 보인 볼트는 신발 끈이 풀린 채로 뛰었다. 백 위원장은 “선수용 맞춤 운동화는 보통 뒤에서 조여 주는 등 끈 말고도 안전장치가 있다”며 “끈이 풀려 신발이 헐렁했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그렇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유니폼과 풀린 신발 끈이 볼트의 기록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 이번 대회에서의 상승세를 감안할 때 볼트는 어떤 유니폼을 입었어도 신기록을 세웠을 것 같다.

베이징=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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