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 ‘류샹 충격’… 푸마 ‘볼트 효과’

  • 입력 2008년 8월 21일 02시 50분


세계적 스포츠 용품업체들 올림픽 희비 엇갈려

2008 베이징 올림픽은 두 마리 ‘공룡’의 충돌로도 관심을 모은다.

세계적인 스포츠 용품업체인 나이키와 아디다스가 사활을 건 자존심 대결을 벌이고 있어서다.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아디다스는 1억9000만 달러를, 나이키는 1억5000만 달러를 스폰서십과 홍보비용 등으로 쏟아 부었다.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포석도 있다.

물량공세를 폈어도 정작 ‘재미’는 엉뚱한 곳에서 보고 있다.

우선 개회식에서는 자신의 이름을 딴 ‘리닝’이라는 스포츠용품업체를 경영하고 있는 체조스타 출신 리닝이 성화 최종 점화자로 나오면서 양대 업체는 씁쓸해했다. 중국 내 스포츠웨어 시장 점유율에서 나이키(16.7%)와 아디다스(15.6%)에 이어 3위인 리닝(10.5%)은 3000만 달러의 브랜드 가치 향상 효과를 가져왔다는 분석이 나왔다.

올림픽 최고 관심 종목인 육상 남자 100m에서는 우사인 볼트(자메이카)가 세계 신기록인 9초69로 맨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뒤 신고 있던 황금빛 푸마 운동화를 들어 보이며 전 세계 이목을 집중시켰다. 2000 시드니 올림픽 이 종목에서 금메달을 건 모리스 그린이 나이키 슈즈에 입을 맞춘 뒤 신발을 관중석에 집어던진 장면을 떠올리게 했다. 의도적인 세리머니를 통해 푸마는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향후 전망을 밝게 했다.

반면 남자 100m에서 나이키 후원 선수인 아사파 파월(자메이카)은 5위에 그쳤고 아디다스와 계약한 타이슨 게이(미국)는 예선 탈락했다.

나이키는 중국의 육상 영웅 류샹이 남자 허들 110m 예선에서 기권하면서 큰 충격에 빠졌다. 나이키는 미국 수영팀을 후원하고 있지만 정작 8관왕에 등극한 마이클 펠프스를 비롯한 주요 선수들은 스피도의 ‘레이저 레이서’를 입고 나와 그 효과는 별로 없었다. 남자 400m 계영에서는 2명의 선수가 나이키 측과의 관계를 고려해 스피도 로고를 검은 테이프로 가린 채 출전했는데 스피도는 그 바람에 브랜드 노출이 안 돼 75만 달러의 손해를 봤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선수들의 장내 메달 경쟁만큼이나 업체들의 장외 대결도 뜨겁기만 하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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