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성태 하키대표팀 트레이너 “선수들이 자랑스럽다”

  • 입력 2008년 8월 13일 17시 42분


“열악한 환경에서도 열심히 뛰어주는 선수들이 자랑스럽습니다.”

13일(한국시간) 2008 베이징올림픽 하키 남자 예선 A조 한국-중국의 경기가 열린 베이징 올림픽그린 하키 스타디움. 만원 관중을 기록한 홈팀 중국 응원단 사이에서 유독 큰 소리로 “볼 투입, 굿 패스, 수비 전진” 등 한국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리는 사람이 눈에 띄었다.

바로 송성태(37.묀헨글라트바흐) 하키대표팀 트레이너였다.

이날 필드가 아닌 관중석에서 후배들에게 열띤 응원을 보내던 송 트레이너는 지난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획득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우는 등 선수시절 한국 최고의 ‘공격수’로 명성을 날렸다.

현재 송 트레이너는 한국하키대표팀의 체력과 훈련 등을 담당하는 트레이너로 변신, 1년간 조성준 감독-조명준 코치와 호흡을 맞추며, 이번 베이징올림픽에서 8년 전 ‘우생순’ 감동을 재현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또한 송 트레이너는 동아닷컴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비인기종목인 하키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고, 수천명의 중국 응원단 속에서도 끝까지 선수들에게 뜨거운 응원을 보낸 30명 남짓한 한국 응원단에게도 고마움을 표했다.

다음은 송성태 트레이너와의 일문일답

Q. 왜 경기장이 아닌 관중석에서 선수들을 응원하고 있나?

A. 경기장에 출입할 수 있는 임원은 2명으로 정해져 있다. 나는 트레이너이자 사이드 코치로서 관중석에서 선수들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Q. 한국 선수들의 이날 경기를 평가한다면?

경기 결과를 떠나서 의도적으로 한국팀을 잡기 위한 심판들의 편파판정으로 선수들이 정상적인 플레이를 펼칠 수 없었다.

Q. 지난 뉴질랜드와의 1차전에서 아쉽게 패했다.

A. 결국 골 찬스를 못 살린 것이 패배의 원인이었다. 상대는 4번의 페널티 코너에서 3득점을 한 반면, 한국은 6~7번의 찬스에서 한 골도 기록하지 못했다.

Q. 중국팀의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한국과 비교한다면?

세계 랭킹은 17위이지만, 현재 수준은 세계 8강권 안에도 들어갈 수 있는 강팀이다. 특히 중국은 홈 이점을 얻고 있고, 김상렬 한국인 대표팀감독을 영입한 뒤 많은 발전을 이뤘다. 얕잡아 봤다간, 큰 코 다칠 것이다.

Q. 중국 응원단이 경기장을 가득 채웠다. 소수정예로 모인 한국 응원단에 해주고 싶은 말...

A. 어느 대회나 마찬가지겠지만, 홈 관중의 응원소리에 파 묻힐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내 귓가에는 한국응원단의 소리 밖에 들리지 않는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성원을 보내주는 것이 선수들에게 힘이 된다.

Q. 비인기 종목 하키의 설움을 떨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가?

A. 하키의 열악한 현실을 인지해야 한다. 수십개의 팀과 수천명의 선수들 중에서 옥석을 가린 외국대표팀을 이기라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치기’보다 어렵다. 또 한국은 선수부족으로 주전선수와 후보선수 간의 실력 차이가 너무 크다.

게다가 선수가 없는 상황에서 세계 대회 나가서 우승을 하고 이기라고 하는 것은 ‘기적을 바라는 행위’다. 하키 선수들과 지도자들은 올림픽 이후에도 꾸준한 관심을 받길 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 5위를 유지하고 그 만큼의 성적을 올림픽에 내고 있는 한국선수들이 대견하고 자랑스러울 뿐이다.

Q. 하키를 직접 경기장에 와서 관람하니, 박진감 넘치고 너무 재미있다.

A. 하키는 공에서 눈을 떼는 순간 골이 들어가고, 어떠한 돌발 상황이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긴장을 하고 있어야 한다. 하키의 매력에 빠지면, 어떤 종목보다 재미를 느낄 것이다.

Q. 하키와 축구와 유사한 점이 있다면? 또 차이점은?

A. 하키는 축구와 비슷한 전술을 사용하고, 11명의 선수가 필드에서 뛴다는 점에서 유사한 점이 있다. 반면 하키는 선수운영면에서 교체인원이 3명으로 제한돼 있는 축구에 비해 경기 도중 계속된 선수교체로 체력을 비축할 수 있다는 차이점이 있다.

Q. 대표팀 주장을 맡고 있는 서정호 선수에 대해 평가한다면?

A. 서정호는 대표경력 10년차의 베테랑 선수다. 스피드가 뛰어나고, 경험과 자심감에서 우러나오는 노련미를 경기장에서 선보이고 있다. 또 대표팀 주장으로서 선수들을 화합시키는 강한 리더십까지 갖춘 훌륭한 선수다.

베이징=김진회 기자 manu35@dog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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