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랭킹 4위인 이-이 조는 13일 오후 베이징공과대학 체육관에서 벌어진 배드민턴 여자복식 4강에서 수에츠나 사토코-마에다 미유키(일본·세계랭킹 8위)조를 2-0(22-20 21-15)으로 물리치고 결승에 올랐다.
여자복식이 올림픽 결승에 오른 것은 1996년 애틀랜타 대회때 길영아-장혜옥 이후 12년만이다.
박주봉 감독이 이끄는 일본의 마에다-스에츠나 조는 8강에서 부동의 세계랭킹 1위인 중국의 양웨이-장지웬 조에 2-1(8-21 23-21 21-14)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준결승에 올라온 ‘다크호스’였다.
심판의 석연치 않은 판정을 극복하고 따낸 값진 승리였다. 심판은 이-이 조가 좋은 흐름을 탈 때마다 서비스 폴트 판정으로 경기 흐름을 끊었다. 이-이 조는 2세트 합계 모두 6개의 서비스 폴트 판정을 받으며 점수를 헌납해야 했다.
첫 출발은 불안했다. 이-이 조는 심판의 석연치 않은 판정과 일본의 기세에 눌려 1세트 18-20 까지 몰렸다. 공격권을 쥐고 있던 18-18 상황에서 서비스 폴트 판정을 받은게 결정적이었다. 그러나 마음을 다잡은 이-이 조는 이효정의 스매싱과 이경원의 좌우 연타로 한꺼번에 4점을 몰아쳐 22-20으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이-이 조는 1세트에서만 모두 5개의 서비스 폴트 판정을 받으며 5점을 헌납해야 했다.
2세트는 한국의 페이스였다. 이-이 조는 기가 꺾인 잃은 마에다-스에츠나 조에 단 한번의 리드도 허용하지 않은 채 21-15로 승리하며 경기를 끝냈다.
이경원-이효정 조는 중국의 웨이이리-장야웬 조와 두징-유양 조의 승자와 오는 15일 밤 10시30분(한국시간) 대망의 결승전을 갖는다.
한편 남자복식에서는 이재진(밀양시청)-황지만(강남구청)조가 일본의 오쓰카-마쓰다조(랭킹 12위)를 2-1(21-12 18-21 21-9)로 물리치고 4강에 올랐다. 세계랭킹 9위인 이-황 조는 1세트에서 이재진의 강력한 스매싱과 황지만의 네트앞 공격으로 코트를 장악하면서 21-12로 가볍게 승리했다.
2세트에서는 잦은 실수로 인해 18-21로 패했지만 마지막 3세트에서 다시 공격력이 살아나 초반 8-1로 주도권을 잡은 뒤 21-9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한국은 전날 남자복식의 우승후보로 꼽았던 정재성-이용대(이상 삼성전기) 조가 16강에서 탈락했지만 이경원-이효정의 결승 진출과 이재진-황지만의 4강 안착으로 어느 정도 충격에서 벗어나게 됐다.
최용석 동아닷컴 기자 duck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