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불명 태극기’ 교체 나섰다

  • 입력 2008년 8월 12일 03시 01분


2008 베이징 올림픽 개회식과 선수촌 등에 사용됐던 ‘엉터리 태극기’(본보 8월 8일자 A5면 보도)가 교체된다.

대한올림픽위원회(KOC)는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가 태극기를 교체하기로 했다. 이제부터라도 경기장과 시상식에서 잘못된 태극기가 게양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11일 밝혔다.

KOC는 본보 보도 직후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를 찾아가 태극기의 수정을 요구했다. ‘엉터리 태극기’는 효의 너비와 간격이 규격에 맞지 않아 어색한 모양이었다.

그러나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 측이 태극기를 좀 더 정확히 조사해 보겠다는 이유로 시간을 끌어 8일 오후 열렸던 개회식과 이후 일부 경기에서 엉터리 태극기가 사용됐다.

KOC 측은 개회식 때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가 한국 기수에게 준 태극기를 받아들고 잘못 그려진 것을 재차 확인했지만 어쩔 수 없이 입장했다. 개회식에서는 각국 국기의 규격을 통일하기 위해 조직위원회에서 나눠 주는 국기를 사용한다.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 측이 한국의 태극기 수정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올림픽 기간 중 모든 경기장과 시상식에서 엉터리 태극기가 사용될 상황이었다. 이 같은 일이 벌어지자 KOC는 9일 김정행 한국선수단장 명의로 시정 요구 서한을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 측에 전달했다. 이에 따라 KOC,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곧바로 회의를 연 결과 태극기를 교체해야 한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는 10일 오후 각 경기장에서 새로 제작된 태극기를 교체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날 오전 열렸던 박태환의 수영 남자 자유형 400m 금메달 시상식에선 미처 태극기를 교체하지 못해 잘못된 태극기가 사용됐다.

베이징=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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