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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7월 24일 02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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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구단중 내일 최초 돌파
《롯데가 25일 한화와 사직 경기에서
홈 관중 100만 명을 돌파한다.
부산 사직구장은 23일 현재
홈 46경기 만에 99만2510명의
관중이 들었다. 이는 전날까지 열린
361경기의 총관중 389만2579명
가운데 39%에 이른다.》
사직구장은 앞으로 17경기가 남아 있어 1995년 LG가 세운 역대 홈 최다 관중 기록(126만4762명)을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한 경기 평균 관중이 2만1576명에 이르러 이 추세가 끝까지 유지되면 136만 명까지 관중 동원이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롯데의 홈 100만 관중 돌파는 뜨거운 야구 사랑을 보여준 부산 야구팬과 시원한 공격야구를 선보인 롯데 선수들이 조화를 이룬 결과다.
홈경기가 열리는 날 사직구장 일대는 오후 3시부터 북적이기 시작한다. 롯데 유니폼을 입고 신문지를 든 야구팬들이 삼삼오오 야구장에 모여든다. 사직구장 주변 상인들도 바빠진다. 응원 봉과 치킨 등을 판매하는 노점상들이 자리를 잡는다.
사직구장 부근의 한 음식점 주인은 “올해 롯데가 좋은 경기를 한 덕분인지 지난해에 비해 매상이 20%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롯데 경기를 모두 챙기는 거인 마니아도 부쩍 늘었다. 대학생 김창훈(26) 씨는 “올해 롯데 경기는 수업을 빠지고라도 다 봤다. 원정경기까지 따라 다닌다”고 말했다.
한 중년 야구팬은 “롯데 경기의 승패를 떠나 수많은 관중이 ‘부산갈매기’를 합창할 때면 묘한 동질감을 느낀다”며 “부산 경제가 침체돼 있지만 야구장에서는 모든 걸 잊게 된다”고 말했다.
○ 로이스터 & 가르시아 매직
롯데는 지난해까지 만년 하위권 팀이었다. 그러나 올해 프로야구 사상 첫 외국인 감독인 제리 로이스터와 메이저리그 출신 강타자 카림 가르시아가 들어오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로이스터 감독은 훈련을 자율에 맡겼고 과감히 방망이를 휘두르는 공격야구를 지향했다.
가르시아는 화끈했다. 승부처에서 역전 홈런을 쏘아 올렸고 우익수 안타성 타구를 1루에 송구해 아웃시키는 명장면을 연출했다. 타격이 제대로 안 될 때면 방망이를 부러뜨리는 괴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야구 마니아인 정운찬(61) 전 서울대 총장은 롯데가 500만 관중 이상을 불러 모으는 팬 서비스를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내 프로야구는 그동안 느리고 잔재주에 의존하는 일본식 야구가 주류였다. 로이스터 감독은 초구부터 과감히 공격하는 미국식 야구를 선보였다. 호쾌하고 빠른 롯데의 야구는 팬들을 즐겁게 한다.”
롯데에 남은 과제도 적지 않다. 최근 이대호 강민호 등 중심 타선이 침묵하며 포스트시즌 마지노선인 4위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홈 100만 관중을 넘어 프로야구 르네상스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롯데의 파이팅이 절실하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