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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7월 15일 09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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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첫째가 97년부터 도입된 인터리그의 정착이다. 시범경기와 월드시리즈를 제외하고는 도저히 볼 수 없었던 다른 리그 팀과의 대결은 지금까지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제도이다. 당시 보수론자들은 월드시리즈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양대리그의 특징을 반영하지 않은 무지의 소치로 비난했지만 최근 그런 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는다.
두 번째로는 올스타전의 승자에게 월드시리즈 홈필드 어드밴티지를 적용한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지나치게 쇼맨십으로 흐르고 출전을 기피하는 선수들이 늘어나면서 느슨한 경기로 흘렀던 올스타전이 다시 예전 각 리그 선수들의 자존심이 느껴지는 승부로 돌아섰고, 거기에 기존의 재미까지 곁들여 많은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는 이런 되살아난 메이저리그의 인기를 최대한 활용해 거대 중계계약을 이끌어내기 시작한 것이다. 구단에 돌아가는 혜택은 선수들의 연봉으로 반영됐고, 이 점 역시 관계자 입장에서는 쌍수를 들어 환영할 일이다. 게다가 자신들의 이익만 반영한 것이 아니라 방송사의 의견도 충분히 반영해주는 조정자로서의 능력도 과시했다.
이 3가지는 현지에서 부정하지 못하는 셀릭의 공헌이다. 물론 아직도 약간씩의 볼멘소리가 나오지만 100% 모두를 만족시키는 제도는 어차피 존재하기 어렵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잊어서는 안될 점이 있다. 셀릭 구단주가 이를 밀어붙이고 반대론자를 잠재울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바로 팬들의 지지 때문이었다. 인터리그건 올스타전의 어드밴티지건 팬들에게 외면을 당했다면 이 같은 제도는 지금까지 존속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자화자찬식의 제도 도입과 보여주기 식의 행정이 아닌 진정으로 팬들과 야구의 미래를 위한 제도 변화라면 그 사람은 자신이 원하지 않아도 야구계에 영원히 기억될 사람이 될 테니까.
송 재 우 메이저리그 전문가
인생은 돌고 돌고 그러다 보면 어느새 제자리다.아무리 멀고 험난한 길을 돌아가더라도 평안함을 주는 무엇이 있다면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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