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강팀들 “징크스 징글징글”

  • 입력 2008년 7월 15일 02시 50분


특정 팀만 만나면 맥 못 추고 비실비실

수원-대전, 서울-울산 등 수년째 ‘천적 관계’

징크스(Jinx). 고대 그리스에서 마술사가 마술을 보여줄 때 쓰던 딱따구리과 새의 이름에서 따온 말로 ‘불길한 일’ ‘재수 없는 일’을 말한다. 사람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운명적인 일’을 말하기도 한다. 요즘 K리그에서 유독 징크스에 시달리는 강팀이 많다.

차범근 감독이 이끄는 수원 삼성은 지독한 대전 시티즌 징크스에 울었다. K리그에서 11연승을 포함해 13경기 무패행진(12승 1무)을 달리던 1위 수원은 13일 원정경기에서 10위 대전에 0-1로 졌다. 최근 4무로 부진했던 대전과 호화군단 수원의 객관적인 전력 비교는 수원의 우위. 하지만 대전이 이겼다.

징크스란 게 이런 것이다. 수원은 2003년 5월 4일부터 진행된 대전 원정경기에서 10경기 무승(6무 4패)의 지독한 부진을 보였다. 수원은 또 2003년 5월부터 2006년 9월 9일까지 대전과의 홈과 원정에서 13경기 무승(8무 5패). 2007년 3월 4일 홈에서 2-1로 이겼지만 원정 부진은 아직 털어내지 못하고 있다.

‘베테랑’ 김호 대전 감독의 지도력이 수원의 기세를 눌렀다고만은 볼 수 없다. 김 감독은 2003년 대전에 1무 3패를 당할 땐 수원의 사령탑이었다. 명백한 수원의 ‘대전 징크스’다.

FC 서울은 울산 현대만 만나면 ‘고양이 앞의 쥐’. 2003년 6월 29일부터 이달 12일까지 5년여 동안 17경기에서 단 2승(9무 6패)만을 거뒀을 뿐이다. 또 서울은 2005년부터 5월 25일까지 성남 일화에 10경기 연속 승수를 쌓지 못하고 있고(6무 4패) 수원에는 2007년부터 올 4월 13일까지 5연패를 하다 2일 1-0으로 이기며 부진을 털어냈다.

전북 현대는 2000년부터 2006년까지 수원에 22경기 무승(9무 13패)을 기록했고 성남 일화는 1996년부터 1999년까지 수원에 무려 16경기 연속 무승(4무 12패)의 부진을 보였다.

징크스는 어떻게 탈피해야 할까.

김병준(스포츠심리학) 인하대 교수는 “징크스는 환상이다. 징크스를 강하게 믿으면 믿을수록 불안을 초래하고 경기가 안 풀린다”고 말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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