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독하되 대가 확실히…승부사 김성근

  • 입력 2008년 6월 26일 08시 33분


구위 저하 이승호 기용 승리 챙겨줘

SK 좌완투수 이승호는 24일 롯데전을 앞두고 다리를 약간 절뚝거렸다. “수비엔 지장 없다”고 했지만 불편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승호는 20일 문학 삼성전에서 양준혁의 강습타구를 맞고 중도 교체됐었다. 그 와중에도 타구를 주워 1루에 송구해 아웃시켰지만 트레이너의 부축을 받으며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이런 이승호의 상태에 대해 김성근 감독은 태연히 “총알 맞은 것 아니니까 괜찮아”라고 말했다. 이어 3일간 경과를 지켜보고 24일 롯데전 두 번째 투수로 올릴 방침을 통보했다. 하필 선발 송은범이 1.1이닝 만에 강판돼 이승호는 예상보다 일찍 호출됐지만 5회까지 3.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이 사이 SK는 역전에 성공, 이승호는 1361일 만에 승리를 얻었다. 이승호는 “2004년 15승 거둘 때 마지막 승리 이후 첫 승”이라고 회고했다.

그러나 24일 이승호의 구위는 “내가 생각해도 아니었다”고 고백할 만큼 별로였다. 포수 박경완은 5회말이 되자 벤치에 구위 저하 사인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김 감독은 김주찬-조성환-이대호 등 롯데 우타선 상대를 이승호에게 맡겨 5회말을 마무리 짓게 했다. 그 이유에 대해 김 감독은 25일 “승리 투수를 만들어줘야 자신감이 생길 것 같더라”고 짤막하게 말했다. ‘승부에 인정을 둘 수 없다’는 철칙의 김 감독이지만 왜 선수들이 복종하는지 짐작되는 대목이다.

과거에도 김 감독은 박정현, 김현욱 등 타이틀 밀어주기를 ‘당당하게’ 지원한 바 있다. 혹독하게 다그치되 그 대가는 확실히 챙겨주는 것이다.

마산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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