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가 만루 홈런 쳤다…37년만의 진기록

  • 입력 2008년 6월 24일 17시 11분


2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미프로야구(MLB) ‘뉴욕 메츠-시애틀 매리너스’경기 중 펠릭스 에르난데스(시애틀 투수, 왼쪽)가 만루홈런을 친 뒤 팀동료 제프 클레멘트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로이터/동아닷컴 특약]
2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미프로야구(MLB) ‘뉴욕 메츠-시애틀 매리너스’경기 중 펠릭스 에르난데스(시애틀 투수, 왼쪽)가 만루홈런을 친 뒤 팀동료 제프 클레멘트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로이터/동아닷컴 특약]
요한 산타나(29·뉴욕 메츠)가 상대 투수에게 만루홈런을 맞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24일 셰이 스타디움서 열린 뉴욕 메츠와 인터리그 원정경기에 선발로 등판한 펠릭스 에르난데스(22·시애틀)는 산타나를 상대로 자신의 프로 데뷔 첫 홈런을 때렸다. 에르난데스가 때려낸 홈런은 만루포로 그대로 결승점이 됐다.

산타나가 투수에게 홈런을 맞은 것은 처음이며 만루홈런 허용은 2003년 마이클 영 이후 통산 2번째.

2005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에르난데스는 지명타자 제도가 있는 아메리칸리그에서만 뛰었기 때문에 타석에 들어설 기회가 좀처럼 없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9차례 타석에 들어서 1안타 1타점을 기록한 것이 전부.

에르난데스는 0-0으로 맞선 2회 2사 만루에서 프로 데뷔 이래 10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상대가 투수였기 때문에 방심한 듯 산타나는 에르난데스를 상대로 초구를 가운데 높은 딱 치기 좋은 코스에 공을 던졌다. 에르난데스는 이를 놓치지 않고 밀어 쳤고 공은 그대로 셰이 스타디움의 오른쪽 담장을 넘어갔다.

시애틀은 5회 호세 로페스의 적시타로 1점을 추가하며 5-0으로 앞서나가며 에르난데스가 무난하게 승리투수가 되는 상황이었다.

에르난데스는 5-1로 앞선 5회 2사 3루에서 폭투를 던진뒤 홈으로 베이스 커버에 들어갔다. 이때 홈으로 슬라이딩 하는 3루 주자와 충돌하며 에르난데스는 발목에 부상을 입었다.

결국 에르난데스는 4와 3분의 2이닝 동안 2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지만 승리 투수 요건에 아웃카운트 1개를 남기고 로이 코코란과 교체됐다. 시애틀은 5-2로 이겼다.

산타나는 7이닝 7안타 5실점(1자책점)으로 6패(7승)째를 기록했다. 에르난데스에게 내준 만루 홈런은 2사에서 실책이 나온 뒤 맞은 홈런이었기 때문에 자책점으로 기록되지 않았다.

아메리칸리그에서 투수의 만루홈런은 37년 만에 나온 것. 1971년 5월 12일 스티브 더닝(클리블랜드)은 당시 아메리칸리그에 지명 타자 제도가 도입되기 전에 만루홈런을 기록했다. 가장 최근에 만루홈런을 때린 투수는 돈트렐 윌리스(디트로이트)로 플로리다 말린스 시절이던 2006년 7월 호세 리마(당시 뉴욕 메츠)를 상대로 때려낸 바 있다.

김동욱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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