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2008] 히딩크-아라고네스 다혈질 빅뱅

  • 입력 2008년 6월 4일 09시 21분


유로 2008은 스타들의 경연장일 뿐아니라 사령탑들의 자존심을 건 지략 대결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각 조별 주요 감독들을 소개한다.

○ A조 = 개최국 스위스의 쾨비 쿤(64) 감독과 포르투갈의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59)가 눈길을 끈다. 1960년대 스위스 축구의 전설로 명성을 떨친 쿤은 2001년부터 12세 이상 전 연령대의 팀을 맡고 있어 말그대로 ‘총 감독’쯤 된다. 덕장이지만 세밀한 전술가로 명성이 높다. 브라질을 2002월드컵 우승으로 이끈 스콜라리는 포르투갈로 옮긴 뒤에도 역량을 발휘했다. 유로2004에서 팀을 준우승으로 이끌었고, 2006월드컵에선 4강까지 진입시켰다. 에릭손 사퇴 이후 잉글랜드 사령탑 물망에 올랐으나 ‘극성스런’ 언론이 싫어 포르투갈에 남았다.

○ B조 = 클린스만에 이어 ‘전차군단’의 지휘봉을 잡은 요아힘 뢰브(48). 선수 시절에 비해 지도자 로서 능력을 인정받았는데, 슈투트가르트를 독일컵(97년), 컵위너스컵(98년) 정상에 올렸다. 뢰브가 독일을 유로2008 본선에 올려놓자 독일축구협회는 2010년월드컵까지 계약을 연장해 힘을 보탰다.

트리니다드토바고를 거쳐 폴란드로 옮긴 네덜란드 출신 레오 벤하커(65)의 이력도 화려하다. R.마드리드, 사라고사(이상 스페인), 그라스하퍼(스위스), 아약스(네덜란드) 등 각국을 돌며 클럽을 지휘했고 네덜란드, 사우디아라비아를 이끌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 C조 = 이탈리아를 2006월드컵 우승으로 이끈 리피에 이어 ‘아주리’를 이끌게 된 로베르토 도나도니(44)는 화려한 현역과는 달리 지도자 경력은 일천하다. 그러나 이탈리아축구협회는 “새 영웅이 탄생하길 바란다”며 2년 동안 굳은 신뢰를 보냈다.

프랑스의 레이몽 도메네크(56)는 85년 툴루즈에서 플레잉 코치로 지도자에 입문했으며, 2006월드컵 준우승으로 재신임을 받았다. 유로 2008 예선 초반 스코틀랜드에 2연패를 당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으나, 이탈리아에 1승1무로 우위를 점하며 질긴 생명을 이어갔다.

○ D조 = 거스 히딩크(61) 러시아 감독을 빼놓을 수 없다. 실력과 운을 두루 갖춘 감독이다. 98월드컵 때 네덜란드, 2002월드컵서 한국을 각각 4강으로 이끈 뒤 2006월드컵에서 호주를 16강에 견인했다. 스페인의 루이스 아라고네스(69)는 히딩크처럼 다혈질이다. 흑인을 무시하는 등 인종차별 성향도 있어 논란을 몰고 다니는 감독이다. 오직 스페인에서만 지도자 생활을 해왔다. 아라고네스가 유로2004 본선에서 8강 진출에 실패한 스페인의 자존심을 다시 찾아올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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