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배구 너마저”…아득해진 베이징

  • 입력 2008년 6월 4일 09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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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47분의 혈투 끝에 남은 것은 치욕이었다. 앞서 여자배구가 탈락한 데 이어 한국 남자배구마저 ‘숙적’ 일본에 세트스코어 1-3(21-25 25-21 23-25 19-25)으로 패배, 2000 년 시드니올림픽 이후 8년 만의 올림픽 본선 진출을 향한 꿈이 사실상 좌절됐다.

3일 일본 도쿄 메트로폴리탄 체육관에서 열린 2008 베이징올림픽 세계예선 3차전에서 류중탁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아르헨티나, 이탈리아에 패한 데 이어 일본에마저 무릎을 꿇어 3연패를 기록했다.

8개 참가국 중 전체 1위와 아시아 1위에 각각 한 장씩 올림픽 본선 티켓이 주어지는데 한국은 남은 4경기를 모두 이기고, 2승1패로 나란히 동률을 이루고 있는 일본, 호주가 남은 경기에서 전패하길 기다려야 하는 절박한 처지다.

이전까지 일본과 상대 전적에서 60승41패 우위를 점한 한국이었지만 작년 두 차례 대결서 모두 패해 불안감을 드리웠고, 이러한 우려는 현실이 됐다.

좌우 쌍포 문성민(경기대)과 이경수(LIG)가 각각 18점, 16점을 올리며 최선을 다했으나 그것으로는 역부족이었다.

아쉬운 게 많았다. 3경기 내내 정형화된 한국의 공격 패턴은 일본 디펜스를 무력화할 수 없었다. 반면 일본은 다카히로, 고시가와(각각 16점)뿐 아니라 이시지마 유스케(14점), 야마무라 코타(11점) 등 여러 선수들이 고른 득점 분포를 보여 승전고를 울릴 수 있었다.

블로킹 횟수(한국 9개, 일본 13개)와 서브(한국 1개, 일본 5개)의 차이도 컸다. 일본 수비를 뚫기 위한 정확한 서브 리시브에 이은 속공 빈도도 적었다.

박기원 LIG손해보험 감독은 “작전의 실패다. 아르헨티나 대신 일본을 막을 수 있는 전략을 세웠어야 하는데 대비책이 없었다. 이번 대표팀은 현재 최상의 전력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전 배구인들이 다음을 준비할 수 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대한배구협회 공식 홈페이지(www.kva.or.kr)는 성난 배구 팬들의 접속이 폭주하는 바람에 마비되기도 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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