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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5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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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1980년대 중반 서울 대방초등학교에서 함께 농구를 시작해 중고교 시절 헤어진 뒤 고려대에서 다시 만나 정상을 달렸다. 김병철은 ‘피터팬’으로, 전희철은 ‘에어’로 불리며 인기를 누렸다. 그 후 1996년 창단된 동양에서 계속 호흡을 맞춰 우승을 합작했으나 2003년 전희철이 KCC로 떠난 뒤 희비가 교차되고 있다.
김병철은 프랜차이즈(연고지) 스타로 줄곧 오리온스의 붉은 유니폼을 입고 있는 반면 전희철은 KCC에서 다시 SK로 옮기며 좀처럼 자리를 못 잡고 있다.
어느덧 30대 중반에 아이를 둔 가장이 된 이들은 이번 FA 시장에서도 상반된 처지에 놓였다.
지난 5년간 다년계약으로 해마다 연봉 2억8000만 원을 안정적으로 받았던 김병철은 비록 팀은 지난 시즌 꼴찌로 처졌지만 무난히 재계약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리온스에 남은 유일한 창단 멤버라는 상징성에다 지난 시즌 비록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경기당 평균 득점이 10점 이하로 떨어져 9.3득점에 3.6어시스트를 기록했으나 여전히 해결사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계약 기간과 연봉을 둘러싼 세부 조건에서 조율이 필요하다.
슈터인 김병철과 달리 포워드 전희철은 포지션의 특성상 외국인 선수에게 밀려 입지가 줄어든 데다 부상까지 겹치며 출전 기회가 줄어들었다. 지난 정규리그 27경기에 출전해 평균 3.7득점, 2.3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최근 그는 ‘고려대 코치로 간다’거나 ‘여자프로농구 코치 제의를 받았다’는 소문에 휩싸이기도 했다.
하지만 전희철은 “선수라면 누구나 더 뛰고 싶어 한다. 나 역시 마찬가지이며 이런 식으로 운동복을 벗을 수 없다”며 은퇴설을 일축했다.
동양 시절부터 전희철과 인연을 맺은 김진 SK 감독은 “희철이를 보면 안타깝다. 팀 전체의 맥락에서 면담을 해본 뒤 결정을 내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