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STOP, 수원 최다연승 좌절 8연승서 멈춰

  • 입력 2008년 5월 1일 08시 36분


기록은 끝내 넘을 수 없었다. 수원 삼성의 최다연승(9승) 도전은 아쉽게도 ‘8’에서 멈춰버렸고, 대전 시티즌 사령탑 김호 감독의 통산 200승 달성은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

30일 일제히 열린 삼성 하우젠컵 2008 4라운드 경기에서 수원은 조광래 감독이 이끈 경남 FC와 1-1 무승부를 기록하며 파죽의 연승 행진에 제동이 걸렸고, 대전은 작년 6강 플레이오프에서 덜미를 잡힌 울산 현대에 0-1로 패했다.

그나마 위안거리가 있다면 수원의 올시즌 무패 기록은 11경기(9승2무)로 늘어났다는 것과 통산 200승 고지를 눈앞에 둔 김호 감독의 도전이 멈춘 게 아니라 주말 K리그 경기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

창원종합운동장에서 만난 경남 관계자들은 눈빛부터 결연했다. 한 프런트는 “양 팀은 요즘 무패다. 경남은 5에서 6으로, 수원은 8에서 9로 넘어가려 한다”고 말했다.

경남은 올 시즌 홈에서 5경기 무패(2승3무)를 기록했고, 수원은 최근 8연승을 달리며 역대 최다승(9승)을 목전에 뒀다는 것.

사실 고만고만한 팀도 많건만 굳이 의미를 부여한 것은 온통 수원에 쏠린 시선을 자신들 쪽으로 돌려보고픈 심정이기도 했다. 평소보다 많이 찾아온 취재진에 “수원 때문에 오셨죠?”라고 어색한 표정을 짓던 이 프런트는 “우리는 다른 팀보다 수원이 쉽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리고 이 직원의 말대로 경남은 1-1 무승부로 선전했다. 5분만에 동점골을 내주긴 했지만 후반 21분 선취골을 뽑아낸 쪽은 경남(공오균)이었다. 결국 경남이 이긴 셈이다. 숫자를 5에서 6으로 늘린 반면, 수원의 연승 행진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게 됐으니 말이다.

조 감독은 “끝까지 최선을 다한 상대 모습이 아름다웠다”고 수원을 칭찬했지만 정작 차범근 감독은 “기록은 부담스럽지 않았다”면서도 “후추도, 소금도 없는 경기”라며 씁쓸해했다.

한편 대전 월드컵경기장서 김호 감독은 ‘라이벌’ 김정남 감독의 울산에 무릎을 꿇었다. 팽팽한 승부였지만 한 순간 디펜스 조직이 흐트러진 게 화근이 됐다. 전방 공격수로 배치된 이상호의 전반 21분 헤딩골 한방에 김 감독의 꿈은 5월4일로 연기됐다. 대전 선수들은 막판까지 사력을 다했지만 스승에 값진 선물을 안겨주기엔 2부족했다.

그래도 산전수전 다 겪은 노장답게 김 감독은 의연했다. 그는 “기록은 중요하지 않다. 더 좋은 경기를 보여주지 못한 게 아쉽다”는 짤막한 소감을 전했다.

다만 한가지 걸리는 게 있다. 대전의 다음 상대가 수원의 기록을 깬 경남이라는 것이다. 아이러니컬하지만 그래서 더 재미있는 게 축구라는 점을 다시 확인하게 된다.

창원=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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