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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4월 17일 02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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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년생 동갑내기의 동병상련.’ 올 시즌 나란히 국내 무대에 복귀한 메이저리거 서재응(KIA·왼쪽)과 김선우(두산) 얘기다. 이들은 벌써 3경기에 선발 등판했지만 1승도 올리지 못했다. 서재응은 2패(평균자책 2.70), 김선우는 3패(7.30). 메이저리그 통산 28승 40패(4.60)의 서재응과 13승 13패(5.31)의 김선우가 기대에 못 미친 이유는 뭘까. LG 양상문 투수코치, 한화 최동원 2군 감독의 동생인 최수원 심판, 한국야구위원회 김시진 경기운영위원에게 둘의 문제점과 전망을 들었다.》
○ 빅 리그를 떠나온 상실감
“메이저리그에서 살아남지 못했다는 상실감이 있는 것 같다.”
양상문 코치는 “서재응과 김선우는 지금 혼란기”라고 말했다. 봉중근(LG)이 지난해 부진했다가 올해 호투하는 것처럼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양 코치는 “서재응과 김선우의 시속 140km 중후반대 직구는 국내 무대에서 충분히 통할 수준이다. 하지만 단조로운 구질을 보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수원 심판도 이들의 구위는 괜찮았다고 했다. “60∼70%를 직구로 사용하고 변화구와 체인지업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가끔 공이 가운데로 몰리는 게 눈에 띄었다.”
김시진 경기운영위원은 “김선우는 변화구의 꺾이는 각도가 예리하지 않아 2군에서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서재응은 합격점을 받았다. 1일 두산, 8일 SK전에서 각각 6이닝, 8이닝 동안 1실점으로 호투하면서 구석구석을 찌르는 제구력이 통했기 때문이다.
○ 국내 타자를 읽는 게 관건
전문가들은 서재응과 김선우가 국내 타자들을 요리하는 방법을 모르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양 코치는 “메이저리그 타자들은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휘두르는데 우리는 끝까지 고른다”고 말했다. 유인구를 던지다 볼카운트가 몰리고 결국 정면승부를 하다 실점하게 된다는 것.
최 심판은 “서재응과 김선우는 직구 위주로 던지면서 국내 타자들의 스타일을 시험하는 것 같다”며 “실력을 갖춘 선수인 만큼 조만간 요령이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위원은 서재응과 김선우가 첫 승을 거두면 원래 실력이 되살아날 것으로 예상했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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