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단추 잘꿰야 우승모자 쓴다

  • 입력 2008년 4월 17일 02시 55분


프로농구 챔프전 동부-삼성 오늘 격돌

최근 9년간 1차전 승리팀이 모두 우승

“첫 경기를 잡아라.”

프로농구 동부와 삼성의 챔피언 결정전 1차전이 17일 열린다. 7경기 가운데 하나일 뿐이지만 승리의 효과는 단순한 1승을 훨씬 뛰어넘는다.

역대 챔피언 결정전에서 1차전을 이긴 팀이 우승한 것은 11번 가운데 9번(81.8%)이나 된다. 프로 원년인 1997년과 이듬해인 1997∼1998시즌만 예외였다. 최근 9년 동안 1차전을 이긴 팀은 100% 우승컵을 안았다. 특히 최근 5년 동안은 1차전을 이긴 팀이 2차전도 승리했다.

기선 제압을 위한 싸움은 감독들의 설전으로 일찌감치 막을 올렸다.

삼성 안준호 감독은 4강 대결이 한창인 동부와 KT&G를 향해 “(동부와의) ‘치악 전투’를 대비하고 있다”며 포문을 열었다. 무시당한 KT&G가 최선을 다해 동부를 지치게 만들기를 바라는 포석이었다. 동부 전창진 감독은 “챔프전 진출에 만족해하는 삼성이 올라와 다행”이라고 맞받아쳤다.

기 싸움은 출사표에서도 이어졌다. 안 감독은 “동부는 높이가 좋지만 풍부한 경험을 갖춘 최고의 가드진이 높이를 무너뜨릴 수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전 감독은 “삼성의 가드진이 좋다는데 밀린 적이 없다. 가드의 경험 부족은 내가 커버해 줄 수 있다”며 선수들의 사기를 챙겼다.

오랫동안 방송 해설을 했던 김유택 대표팀 코치는 “객관적으로는 동부가 우세하지만 플레이오프 5연승을 거둔 삼성의 상승세가 무섭다. 1차전 결과가 우승팀의 향방을 가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규리그 1위 팀이 통합 우승을 한 것은 7번(63.6%)이다. 정규리그 3위가 챔프전에 오른 것은 2002∼2003시즌의 동부(당시 TG)가 유일하다. 동부는 그 시즌에 우승까지 하며 유일한 ‘3위 챔피언’이 됐다. 올 정규리그 3위 삼성은 5년 전의 동부를 꿈꾼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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