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크 ‘그린 재킷’ 정조준

  • 입력 2008년 4월 9일 03시 02분


하늘도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를 돕는 것일까.

시즌 첫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메이저대회인 제72회 마스터스가 10일 미국 조지아 주 오거스타내셔널GC(파72)에서 개막된다.

대회 코스는 우즈가 1997년 역대 최소타인 18언더파로 우승한 뒤 해마다 거리를 늘리며 난도를 높여 왔다. 하지만 올해에는 두드러진 코스 변경이 눈에 띄지 않는 가운데 날씨가 승부의 중요한 열쇠로 떠올랐다.

건조한 상태라면 ‘유리알’이라는 악명이 붙은 딱딱한 그린이 위력을 떨치겠지만 이번에는 이미 코스가 물기에 젖었고 3, 4라운드가 벌어질 주말에는 7.6cm의 비가 예보돼 있다.

따라서 우즈 같은 장타자는 페어웨이와 부드러워진 그린을 마음껏 공략하는 등 상당히 유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무명의 재크 존슨(미국)은 정교함을 앞세운 ‘또박또박 스타일’로 우승했지만 당시 바람과 추위 속에서 우승 스코어는 역대 가장 높은 1오버파였다. 존슨은 투온을 노리기 힘든 파5홀에서 정확한 어프로치샷과 퍼트로 11타를 줄인 게 우승의 원동력이었다.

장타와 정확성을 겸비한 우즈는 7, 8일에 36홀 연습라운드를 하며 코스 분석에 공을 들였다. 우즈는 올해 출전한 5개 대회에서 4승을 거둔 불같은 상승세로 통산 5번째 ‘그린재킷’을 노린다. 특히 한 해에 4대 메이저타이틀을 모두 따내는 그랜드슬램을 꿈꾸고 있기에 그 첫 관문을 통과할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 세계 도박업체 래드브로크스는 우즈의 우승 확률을 1.1 대 1로 가장 높게 예상했다.

‘탱크’ 최경주(나이키골프)는 2004년 이 대회에서 3위를 차지하며 자신의 메이저 최고 성적을 거뒀다. “메이저대회 가운데 나의 입맛에 맞는 코스에서 치러지는 마스터스의 우승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말했던 최경주가 다음 주 국내 대회인 SK텔레콤오픈 출전을 앞두고 ‘낭보’를 전할 수 있을지도 흥미롭다.

까다로운 출전 자격을 거친 93명만이 출전권을 획득했는데, 게리 플레이어(남아공)는 통산 51번째 출전으로 아널드 파머(50회·미국)의 종전 최다 출전 기록을 갈아 치운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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