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박주영 선생님이다”

  • 입력 2008년 4월 1일 09시 08분


“오늘같이 특별한 날, 무슨 수업이에요. 박주영이나 보러가요.”

축구스타의 등장에 온 교내가 술렁였다. 박주영(23·FC서울)과 고교생들의 아주 특별한 만남이 이뤄졌다.

지난 달 31일 오전 서울 강동구 둔촌동 동북고에 고려대 체육교육학과 4년생인 박주영이 말쑥한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교생 실습을 나왔다. 첫 출근날 10여분 지각했다. 많은 취재진 탓인지 교무실 주변을 오가는 교사들의 표정에는 조금 당황한 기색이 엿보였다.

하지만 마냥 즐거워하는 쪽도 있었다. TV에서나 볼 수 있었던 ‘스타 선생님’ 박주영을 만난다는 사실에 학생들의 입은 벌어졌다.

발빠른 동작으로 박주영의 손을 잡아본 학생들은 “평생 손을 씻지 않겠다”며 입꼬리가 올라간다. 미처 박주영을 보지 못한 학생들은 교무실 주변을 서성이며 주위를 살폈다.

박주영은 2학년 2반에 배치됐다. “여러분을 뵙게 돼 정말 기뻐요. 앞으로 잘 부탁해요. 좋은 추억 많이 만들어요.”

한 달간 함께 할 학생들을 대면한 박주영의 소감이다. 여느 교생들과 다를 바 없는 모습에 학생들은 열렬한 박수를 보냈다. 공교롭게도 동명이인이 있었다. 이 학교 2년생인 박주영 은 “친구들과 축구할 때마다 넌 왜 이리 못하냐고 놀렸는데, 선수 박주영이 올 줄이야…”라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러나 스타 출몰에 학교측은 조금 걱정스러운 눈치였다. 김교성 생활지도부장은 “박주영이 움직이면 수십명이 몰려든다. 안전사고도 우려된다. 교사와 학생 보호를 같이 하려니 걱정이 많다”고 털어놓았다.

박주영은 대구 청구고를 졸업했지만, 소속팀이 동북고와 자매결연을 맺은 탓에 다른 교생 12명과 함께 이 학교에 배치됐다.

한편 학급 소개를 마친 박주영은 교장(이성열) 특강을 들은 뒤 팀 회복 훈련을 위해 오전 10시경 학교를 떠났다.

초반 2주간 참관 수업이나 교,보재 및 일지 작성을 한 뒤 3주차 때 교안을 검토 받고, 본격 실습에 들어갈 예정이다.

박주영은 가급적 수업에 참가한다는 계획이지만 경기 및 훈련 일정으로 여의치 않을 경우 리포트로 대체받는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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