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환 “두 번 질 수 없다”…두자릿수 탈삼진 완투

  • 입력 2008년 3월 28일 13시 14분


야구를 좋아하는 제주도의 한 소년이 초등학교 시절 반대항 야구시합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친다.

이 소년은 서울로 상경한 뒤 중학교때까지 유격수를 맡았지만, 고등학교에 올라오면서 야수와 투수를 겸하다 3학년때 비로서 투수로 전향한다.

투수를 시작한 지 채 3년도 되지 않았지만, 이 소년은 어느새 에이스로 부상해 팀을 전국대회 8강으로 이끈다.

이 드라마같은 이야기의 주인공은 서울고 3학년 투수 전인환.

전인환은 27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62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동아일보사 대한야구협회 공동 주최) 배명고와의 16강전에서 빠른 직구와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앞세워 9이닝 동안 10개의 탈삼진을 속아내는 괴력투를 선보였다.

전인환은 경기 후 "작년 배명고에 패한 적이 있어 만반의 준비를 하고 경기에 나섰다. 이번 경기에서 나름대로 설욕전을 펼친 것 같아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인환은 지난해 추계대회 배명고와의 경기에서 4실점으로 부진, 패전의 멍에를 쓴 바 있다.

이날도 전인환은 8회까지 무실점 완벽투를 펼치다 9회 1실점하며 역전패의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전인환은 '같은 팀에 두 번 지지 않는다'는 각오로 2사 1,2루 상황에서 마지막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막판 배명고의 추격을 뿌리쳤다.

이에 대해 전인환은 "끝까지 진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자신 있게 타자들과 승부했다"고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팀 내 원투펀치를 담당하고 있는 안성무와의 경쟁에 대해서는 "선의의 경쟁자일 뿐이다. 성무는 커브를 잘 던지는 대신 나는 직구와 슬라이더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의 오승환과 미국프로야구 보스턴 레드삭스의 마쓰자카 다이스케를 좋아하는 선수로 꼽은 전인환은 "1차 지명을 받아 두산이나 LG의 유니폼을 입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중·고등학교에 이어 프로에서도 서울 연고 프로팀에서 뛰고 싶다”고 덧붙였다.

앳된 얼굴에 강한 승부사의 기질을 감춰둔 전인환의 신체조건은 181cm, 83kg.

동아닷컴 황금사자기 특별취재반

고영준 기자 hotbase@donga.com

임동훈 기자 arod7@donga.com

김진회 기자 manu35@donga.com

사진=조근형 대학생 인턴기자

문자중계=송찬규 대학생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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