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K’ 환상의 마법 SK 역전극 완성

  • 입력 2008년 3월 24일 03시 00분


김진 감독 용병술+특급루키 김태술 투혼… 막판 5연승 기적

마치 우승이라도 한 듯했다.

프로농구 SK 선수들은 22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KCC를 이기며 2002년 이후 6년 만에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짓자 서로 얼싸안으며 환호했다. ‘2008년에는 봄에도 농구를 합니다’라는 대형 현수막까지 걸렸다. 몇몇 프런트 직원은 마음고생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렸다.

이날 밤 SK 선수단은 경기장 근처의 한 일식집에서 축하 잔치까지 했다.

저마다 남다른 감회에 젖어든 가운데 김진 감독과 김태술은 무거운 짐을 훌훌 털어버린 듯 밝은 표정으로 연방 술잔을 부딪쳤다. 새롭게 인연을 맺은 SK에서 6강 진출이라는 1차 목표를 이뤘다는 기쁨이 커서였다.

김 감독은 오리온스 시절 6시즌 연속 플레이오프에 오른 명장이지만 올 시즌 SK로 옮겨서는 피 말리는 순위 경쟁을 펼치며 스트레스가 심했다. 용병 교체와 방성윤의 부상 등 악재가 쏟아졌지만 특유의 위기관리 능력과 탄탄한 조직력을 앞세워 플레이오프 진출 티켓을 따냈다.

김 감독은 “올 시즌처럼 힘든 적은 없었다. 한 시즌이 아니라 몇 시즌은 치른 것처럼 길게만 느껴진다”고 말했다.

김태술은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SK에 입단한 루키. 취약 포지션이던 가드를 보강하며 단번에 팀 성적을 끌어올릴 재목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SK가 계속 중위권을 맴돌면서 김태술은 새벽까지 잠을 못 이룰 만큼 부담이 심했다. 김 감독의 애정 어린 조언 속에 슬럼프에서 벗어난 뒤 눈부신 경기 운영으로 신인상의 영예까지 눈앞에 뒀다. 김태술은 “감독님의 배려가 아니었다면 여기까지 올 수 없었다. 플레이오프에서도 형들과 더 힘을 모으겠다”며 기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영상 취재 : 김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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