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지션은 달라도 우승 꿈은 닮았죠”

  • 입력 2008년 3월 15일 02시 50분


국내 프로농구의 유일한 남매 선수로 둘 다 올 시즌 데뷔한 이광재(왼쪽)와 유진. 이들은 서로 만날 시간은 거의 없지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틈틈이 안부를 물으며 정상에 함께 설 날을 꿈꾸고 있다. 사진 제공 삼성생명 여자농구단
국내 프로농구의 유일한 남매 선수로 둘 다 올 시즌 데뷔한 이광재(왼쪽)와 유진. 이들은 서로 만날 시간은 거의 없지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틈틈이 안부를 물으며 정상에 함께 설 날을 꿈꾸고 있다. 사진 제공 삼성생명 여자농구단
그들은 농구장의 ‘용감한 남매’로 불린다. 신인다운 패기로 코트를 누비며 당차게 우승까지 꿈꾸고 있어서다.

프로농구 동부 이광재(24)와 여자프로농구 삼성생명 이유진(18). 시즌이 한창이라 늘 떨어져 있던 이들은 12일 경기 용인시 삼성생명 숙소에서 근 한 달 만에 반가운 재회의 시간을 가졌다.

둘은 국내 프로농구에서 유일한 남매 선수로 둘 다 올 시즌 데뷔한 신인. 오빠는 연세대를 거쳐 지난해 동부에 입단했고 동생은 지난달 숙명여고 졸업에 앞서 지난해 말부터 프로에 뛰어들었다.

동부는 지난 주말 정규 리그 우승을 확정지었고 삼성생명은 14일 금호생명과의 4강 플레이오프에서 3승 1패로 이기고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했다.

그래서인지 이들 남매는 “정상에서 만나자”며 두 손을 맞잡았다.

가드 겸 포워드 이광재는 정확한 외곽 슛과 스피드를 앞세워 신인왕 후보로 떠올랐다. 오빠보다 불과 2cm 작은 185cm의 센터 이유진은 스타군단 삼성생명에서 대형 유망주로 불리며 수비와 리바운드 같은 궂은일을 도맡아하고 있다.

이들은 자주 만날 수 없어 문자메시지를 통해 서로 응원한다. 이광재는 첫 월급으로 동생에게 용돈과 고급 시계를 선물하기도 했다.

이광재는 “나와 유진이가 모두 좋은 팀에 입단해 행운인 것 같다. 많이 배워야 할 시기인 만큼 항상 노력하자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이유진은 “어릴 때 오빠가 슈팅 폼도 고쳐주는 등 많은 도움을 줬다. 항상 관심을 갖고 지켜봐 준다”고 고마워했다.

이들 남매는 농구 가족으로 유명하다. 아버지 이왕돈 씨는 고려대와 삼성에서 뛰었고 어머니 홍혜란 씨는 국가대표 명 가드 출신이다. 역시 피는 속일 수 없나 보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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