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류현진 부친 대만 경기장 찾아 응원

  • 입력 2008년 3월 10일 03시 00분


‘아버지의 힘’은 강했다.

이승엽(요미우리)의 아버지 이춘광(65) 씨와 류현진(한화)의 아버지 류재천(52) 씨.

이들은 8일 대만 타이중으로 날아왔다. 아들이 출전하는 베이징 올림픽 야구 2차 예선 대륙별 플레이오프를 직접 응원하기 위해서다.

●그림자 같은 아버지=이춘광 씨는 말을 아낀다. 그림자처럼 조용히 자식을 뒷바라지 하는 게 그의 몫이라 믿기 때문이다. 이승엽이 그런 아버지의 마음을 모를 리 없다. 이승엽이 직접 전화를 걸어 “아들이 출전하는 국제대회를 일찍 와서 보시라”고 하자 대만행 비행기에 올랐다.

이 씨는 “지난해 왼손 엄지 수술을 했는데 완벽하게 회복된 아들이 자랑스럽다”며 환하게 웃었다. 그는 아들에 대한 국민의 사랑에 각별한 감사를 표시했다.

“승엽이는 저 개인의 아들이면서 국민의 아들이기도 하죠. 올림픽과 일본 프로야구에서 항상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겁니다.”

●배짱 강조하는 아버지=류재천 씨는 대표팀이 외부인 접촉 금지여서 아들을 보기 어렵지만 대회기간 내내 현지에서 힘을 실어주겠다는 생각이다.

류 씨는 독감에 걸려 고생하면서도 호주와의 경기 내내 앉아 있지를 못했다. 류현진이 1회 2안타를 맞고 흔들리자 “볼이 좀 높은데…”라며 걱정했다. 하지만 2회부터 4회까지 호주 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자 “그래, 현진이가 역시 배짱은 있다”며 얼굴이 밝아졌다.

“어려서부터 현진이에게 ‘홈런은 맞더라도 볼넷은 주지 말라’고 강조했어요. 피하지 말고 남자답게 당당히 붙으라는 거죠. 그러다가 끝내기 홈런을 맞기도 했지만…(웃음).”

류 씨는 “지난해 현진이가 대만전 승리투수가 될 때 타이중 인근의 사찰을 다녀왔다. 올해도 절에 갔는데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 영상취재 : 동아일보 황태훈 기자

타이중=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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