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나영 ‘피겨스타 탄생’

  • 입력 2008년 2월 18일 02시 59분


김나영이 17일 4대륙 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 갈라쇼에서 드라마 ‘황진이’의 배경음악인 ‘봄날’과 ‘엉퀴바람’에 맞춰 자태를 뽐내고 있다. 고양=연합뉴스
김나영이 17일 4대륙 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 갈라쇼에서 드라마 ‘황진이’의 배경음악인 ‘봄날’과 ‘엉퀴바람’에 맞춰 자태를 뽐내고 있다. 고양=연합뉴스
2008 4대륙 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가 17일 경기 고양시 어울림누리 얼음마루 빙상장에서 열린 ‘갈라쇼’(상위 입상자들의 공연)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이번 대회는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이 열린 전날 2000여 석 규모의 좌석이 매진됐고 지상파 방송(SBS)이 처음 생중계를 했을 정도로 성공적이었다. 여기에 한국은 여자 싱글 김나영(18·인천 연수여고)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성과를 거뒀다.

김나영의 존재는 대회 직전 부상으로 빠진 김연아(18·군포 수리고)의 대타 정도로 알려진 게 전부였다. 국제대회 경험도 성인 무대는 이번 대회가 겨우 두 번째.

기대 반 우려 반의 불안한 시선을 받으며 16일 프리스케이팅 연기에 나선 김나영은 자신의 최고 점수인 105.41점을 얻어 쇼트프로그램 합산 158.49점으로 세계 정상급 선수들 사이에서 당당히 4위에 올랐다. 국제무대에서 통하는 한국 선수가 김연아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입증한 것.

김나영의 선전은 중학교 시절 생긴 오른 무릎 관절염과 2년 전 교통사고 등 여러 차례의 역경을 딛고 이룬 것이라 더욱 돋보였다. 김나영은 사고 후유증으로 여전히 무릎이 좋지 않다.

김나영은 “무릎이 아파 사고 후 6개월 동안 전혀 운동을 못했고 이후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했다. 이제야 그간의 노력에 보상을 받은 것 같다”고 눈물을 글썽였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받은 점수에 나 자신도 깜짝 놀랐다. 3월 세계선수권 대회 출전을 앞두고 자신감을 얻었다”며 “장기적으로는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여자 싱글에선 김연아의 동갑내기 라이벌인 일본의 아사다 마오가 합계 193.25점으로 우승했고 조아니 로셰트(179.59점·캐나다), 안도 미키(177.66점·일본)가 2, 3위에 올랐다.

고양=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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