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남극 탐사대 남미 파타고니아 지역 트레킹 동행기

  • 입력 2008년 1월 22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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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타고니아의 명승지로 꼽히는 칠레의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 남극 탐사대 대학생 대원들이 공원 내 세로 파이네 그랑데 산의 오른쪽을 오르고 있다. 토레스 델 파이네=김성규  기자
파타고니아의 명승지로 꼽히는 칠레의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 남극 탐사대 대학생 대원들이 공원 내 세로 파이네 그랑데 산의 오른쪽을 오르고 있다. 토레스 델 파이네=김성규 기자
한국산악회가 주최하는 ‘한국 대학생 남극 탐사대’(후원 동아일보·동원산업) 세 팀 중 한 팀과 함께 남미 대륙의 파타고니아 남부 지역을 8일부터 15일까지 8일간 배낭을 메고 돌아봤다.

칠레와 아르헨티나의 끄트머리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파타고니아는 풍광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파타고니아는 서쪽 태평양 해안을 따라 길고 거대하게 자리 잡은 안데스 산맥 지역인 파타고니아 안데스와 동쪽 대서양에 이르는 광활한 평원 지대인 파타고니아 대지로 나뉜다. 넓이만 90만 km²에 이르는 광대한 지역이다. 탐사대 팀이 돌아본 것은 칠레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을 포함해 파타고니아 안데스 지역이다.

트레킹 명승지로 꼽히는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은 칠레 최남단 도시인 푼타아레나스에서 북쪽으로 312km 떨어져 있는데 가는 길의 절반은 비포장이라 버스로 이동하는 데 7시간가량 걸렸다.

가는 도중 차창 양쪽으로 평원이 지루하게 펼쳐졌지만 5시간 정도 가자 거짓말처럼 우뚝 솟은 산들이 모습을 나타냈다.

국립공원은 엄청나게 큰 아이맥스 영화관 같다고나 할까. 2400km² 넓이의 공원 중앙 부분에 해발 2000m가 넘는 바위산들이 땅을 뚫고 나온 듯 솟아 있고 주변으로 파스텔 계통의 푸른빛인 빙하호(빙하가 녹아 형성된 호수)가 어우러져 초현실적인 풍광을 연출하고 있었다.

공원 이름에 포함된 ‘토레스(torres)’라는 단어는 탑이라는 의미. 공원 내 가장 높은 봉우리는 세로 파이네 그랑데 산의 세 봉우리 중 가운데에 있는 것으로 3050m다. 2500m가 넘는 봉우리는 만년설로 덮여 있다.

잘 관리된 트레킹 코스는 바위산들을 여러 각도에서 구경하라는 듯 산 주위로 나 있는데 산모퉁이를 돌 때마다 나타나는 새로운 풍경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트레킹 코스는 산 주변을 한 바퀴 빙 둘러 보는 서킷 코스와 서쪽 그레이 빙하부터 시작해 산의 밑 부분을 ‘W’자 모양으로 걷는 코스가 대표적이다. 하루 최대 20km, 6시간 정도를 걷는 서킷 코스는 완주하는 데 8일이, 하루 최대 25km씩 8시간 정도를 걷는 W코스는 5일이 걸린다.

우리 팀은 푸데토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빙하호를 가로질러 페호 대피소로 이동한 뒤 W자의 왼쪽 한 획을 빼고 나머지 부분을 4일간 돌았는데 코스 안내도에서 제시한 시간보다 하루 평균 2, 3시간이 더 소요됐다.

이 지역의 변화무쌍한 날씨는 트레킹의 재미를 배가시켰다. 햇볕이 쨍쨍한데도 비가 흩날리는가 하면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의 엄청나게 센 강풍이 하루 종일 불다가도 다음 날엔 거짓말처럼 잠잠해지기도 했다.

캠핑장과 산장 등 부대시설도 훌륭했다. 페호 대피소 근처 산장과 캠핑장 규모는 200명 이상의 인원을 수용할 정도. 캠핑장 이용 시 텐트 수에 관계없이 1인당 하루 약 7000원(3500페소)을 받는다. 산장은 하루 세 끼가 모두 포함된 패키지로 1인당 약 6만 원(3만 페소)이다.

토레스 델 파이네=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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