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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월 9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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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사장단은 KT의 신생 구단 창단을 환영했다. 그러나 KT가 동업자의 처지에서 창단 가입비 60억 원 외에 추가 비용을 부담하라고 요구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8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이사회를 열고 4시간 40분에 걸친 마라톤 회의를 했지만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날 이사회에는 현대 김용휘 사장도 참석했다.
하일성 KBO 사무총장은 “이른 시일 안에 KT를 만나 논의한 뒤 이사회를 다시 열 것”이라고 말했다. KT에 얼마의 추가 비용을 요구할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KT는 “기존 구단이 KT의 창단을 환영해 준 데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 추가 비용 부담 문제는 내부 논의를 거쳐 조만간 공식 방침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사회는 비공개로 진행됐으며 격론이 이어졌다. 사장단은 점심을 도시락으로 대체한 채 회의를 계속했다. LG와 두산은 KT에 현대 운영 부채 131억 원과 서울 입성 비용 54억 원을 탕감해 주고 창단 가입비 60억 원만 받기로 한 것은 특혜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하 총장은 “KT가 야구 가족이 되면서 자금 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KBO에 성의 있는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게 기존 구단의 요구”라고 말했다. ‘성의 있는 조치’는 가입금 외에 현대 운영 부채와 서울 입성 비용을 추가로 더 내라는 뜻이다.
한 구단 사장은 “이사회 내용은 모두 비밀로 하기로 했다. 하지만 KT가 헐값에 창단을 하는 것에는 반대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
신상우 KBO 총재는 이사회에 앞서 현대 구단 헐값 매각 논란과 관련해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신 총재는 “현대 구단 매각 과정에서 기존 구단의 권위를 실추시킨 데 대해 사과한다. 그 책임을 어떻게 지느냐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 총재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로 돼 있지만 용퇴할 뜻을 내비친 셈이다.
이제 프로야구 제8구단 창단 여부는 KT로 넘어갔다. 1년간 해결되지 않았던 현대 매각은 KT가 가입금 이외의 추가 비용을 수용하느냐에 달렸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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