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마라톤 이은정 내년 서울국제제마라톤 ‘金프로젝트’ 가동

  • 입력 2007년 12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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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산소 적응 트레이닝→쿤밍 고지대 훈련→일본 전지훈련→2008 서울국제마라톤 출전’.

27일 경기 수원시 경희대 체육대학 저압, 저산소 트레이닝센터. ‘한국 여자 마라톤 퀸’ 이은정(26·삼성전자)은 산소 농도를 떨어뜨린 상태로 트레드밀(러닝머신)을 달렸다. 평상시보다 훨씬 힘들지만 얼굴엔 미소를 머금고 달렸다. 내년 1월초 중국 쿤밍 고지대 훈련에 대비한 적응 훈련이었지만 즐거운 표정이었다.

‘이은정 올림픽 메달 만들기 프로젝트’가 가동됐다. 그 첫째 단계가 내년 3월 16일 열리는 2008서울국제마라톤 겸 제79회 동아마라톤. 이은정은 10년간 깨지지 않은 한국기록(2시간 26분 12초·1997년 권은주)을 경신하겠다고 선언했다. 2004서울국제마라톤에서 2시간 26분 17초로 아깝게 한국기록을 놓친 한을 풀고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에 도전하겠다는 계획이다.

“쉴 만큼 쉬었으니 이젠 열심히 달려야죠.”

이은정은 2005년 말 도쿄여자마라톤을 달리다 기권한 뒤 슬럼프로 1년여를 방황하며 보냈지만 올해 초부터 훈련에 매진해 제 컨디션을 찾았다. 11월 열린 중앙마라톤에서는 2시간 29분 32초로 우승하며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제야 자신감을 찾았어요. 일이 안 풀릴 땐 달려도 몸이 가라앉았는데 이젠 가벼워요. 내년 서울국제마라톤에서 한국기록을 경신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5일부터 몸만들기에 들어간 이은정은 주 3회 저산소 적응 훈련과 웨이트트레이닝으로 체력을 다지고 있다. 1월엔 쿤밍 고지대 훈련, 2월엔 일본 전지훈련 등 ‘지옥의 스케줄’이 기다리고 있지만 이은정은 자신감이 넘친다.

이은정은 특히 산소가 희박한 고지대에서 훈련해 혈액 내 산소 운반에 관여하는 헤모글로빈 수치를 높여 지구력을 키워 주는 ‘고지대 훈련’에 큰 비중을 두고 훈련하고 있다. 해발 1800m 고지인 쿤밍에 가기 전부터 적응훈련을 하는 이유다.

이은정은 5000m(15분 41초 67), 1만 m(32분 43초 35), 하프코스(1시간 11분 15초) 한국 기록을 세울 정도로 스피드가 뛰어나다. “체력과 지구력만 보완하면 한국기록은 물론 2시간 20분 벽도 깰 수 있다”는 게 오인환 삼성전자육상단 감독의 평가. 오 감독은 “슬럼프를 벗어나며 밝고 쾌활한 예전 모습으로 돌아왔다. 무엇보다 하고자 하는 마음가짐이 확고해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이은정은 “이왕 하는 것인데 최고가 되어야죠”라며 활짝 웃었다.

수원=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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