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야구단 KT서 인수 가능성

  • 입력 2007년 12월 27일 02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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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오늘 기자회견”… 매각방안 발표할 듯

KT선 “아직 절차 남아… 확정된 것은 아니다”

현대 야구단 매각 발표가 또 나온다.

신상우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는 27일 오전 10시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특별 기자회견’을 한다.

이번에 인수 대상 기업은 거대 통신사인 KT이다. 올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SK의 모기업인 SK텔레콤과 라이벌 기업이다. 노동조합과 농민, 정부의 릴레이 반대로 무산됐던 농협중앙회나, 지루하게 협상만 하다 끝난 STX보다는 인수 가능성이 훨씬 커 보인다.

그러나 KT의 한 고위 임원은 “KBO가 (KT의 자회사인) KTF에 ‘현대 야구단 인수 검토’를 요청했고 KT그룹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이사회를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확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른 임원은 “아직 많은 절차가 남아 있기 때문에 당장에 인수가 확정된 것처럼 비치는 것은 부담스럽다”며 “그쪽(KBO)에서 몰아가는 것 같아 좀 그렇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KBO가 내일 발표를 한다니 그게 무슨 말이냐”고 오히려 반문했다.

현대를 제외한 나머지 7개 구단도 KBO의 발표 강행에 달가워하는 눈치는 아니다.

일주일 전 이사 간담회 때 소식을 들었다는 한 구단 사장은 “구단 인수는 이사회와 총회의 협의를 거쳐 추인을 받아야 할 사항이다”라며 “아무리 상황이 급해도 KBO가 규정을 무시하면서까지 일방적인 발표를 하는 것은 안 된다”고 말했다.

KT의 인수 조건도 KBO가 1월 농협중앙회에 제시했던 것보다 훨씬 복잡해졌다.

당시 매각 금액은 구단 인수 대금 80억 원에 서울 연고권 이전 비용 54억 원이었지만 이후 KBO는 현대 구단 운영에 자체 기금 130억 원을 쏟아 부었다. KT의 인수 비용이 늘어나거나, 나머지 구단이 떠안아야 할 몫이다. ‘헐값 매각’은 전례가 될 수도 있다.

동대문야구장이 사라지면서 내년부터 아마추어 야구가 목동야구장을 사용하게 돼 KT의 홈구장을 구하는 것도 문제이다.

KBO가 이번에는 ‘양치기 소년’이 되지 않을지, 그 해답이 곧 나온다.

장환수 기자 zangpabo@donga.com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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