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메이저리그에는 일본 선수 영입 열풍

  • 입력 2007년 12월 13일 14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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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도 메이저리그에는 일본 빅리거들의 열풍이 거셀 조짐이다.

과거 노모 히데오를 시작으로 스즈키 이치로(시애틀)를 거치며 메이저리그에서 존재 가치를 인정받았던 일본인 빅리거들은 해마다 그 수가 늘어가는 추세다.

올해도 보스턴의 마쓰자카 다이스케가 15승을 올리고 팀을 우승으로 이끄는 등 메이저리그에 연착륙했고 구원투수 사이토 다카시와 조지마 켄은 각각 다저스의 붙박이 마무리와 시애틀의 주전포수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기존의 이치로와 마쓰이 히데키(양키스), 오츠카 아키노리도 여전히 건재를 과시했고 빅리그 적응에 실패한 듯 보였던 마쓰이 가즈오는 지난 플레이오프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쳐 겨울 스토브리그에서 일약 주목받는 FA로 부상했다.

여기에 수준급 일본 선수들이 내년 시즌 새롭게 메이저리그를 밟으며 명실 공히 일본 빅리거들의 전성시대를 열 기세다. 일본 리그에서 FA자격을 얻은 프로선수들이 너도 나도 미국 무대에 뛰어들고 있어 이런 추세라면 머지않아 일본이 중남미를 능가하는 빅리거 공급처로 자리 잡을 수 있을 전망이다.

올 겨울 새롭게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일본 선수들도 하나 같이 거물급이다. 주니치의 간판타자 후쿠도메 고스케와 히로시마의 에이스였던 구로다 히로키가 그 주인공. 후쿠도메는 이미 4년간 5,000만 달러라는 초특급 대우로 시카고 컵스 입단을 확정했으며 구로다 역시 3년에 3,000만 달러에 다저스와 합의에 이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두 선수 모두 연봉 1,000만 달러 이상을 손에 쥐었다.

후쿠도메는 일본 최고의 중장거리 타자로 명성을 떨쳤으며 정확도에 파워까지 겸비했다. 외야 수비 역시 수준급으로 평가되고 있어 일찍이 여러 팀들로부터 관심을 받아왔다. 구로다는 일본에서 11년간 통산 103승에 3.69의 방어율을 기록했다. 미국 언론들은 약 팀인 히로시마에서 ‘외로운 에이스’로 활약한 구로다를 70년대 약체 필라델피아의 에이스로 고군분투했던 스티브 칼튼과 비교할 정도. 물론 구로다가 칼튼 만큼의 거물이라고 볼 수 없으나 이런 비교 시도 자체가 구로다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반증이다. 후코도메와 구로다는 모두 일본에서 충분히 실력이 검증된 선수들. 메이저리그에서도 충분한 출장 기회만 보장된다면 어느 정도의 성적을 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밖에도 13일(한국시간)에는 일본 라쿠텐의 구원투수로 뛴 후쿠모리 가즈오가 텍사스 레인저스와 2년 계약을 맺었다는 뉴스도 흘러나오는 등 일본 선수 영입이 하나의 유행이 되어가는 분위기다.

반면 한국 선수들의 메이저리그 내 입지는 점차 줄어들고 있어 대조를 이룬다. 박찬호, 김병현 이후 이렇다할 스타플레이어가 나오지 않아 한국야구에 대한 관심이 하락한데다 일본 프로리그에 비해 국내리그가 메이저리그 관계자들로부터 제대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진구 스포츠동아 기자 jingoo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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