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극한의 대륙으로” 대학생 남극 탐사대 내년 1월 출발

  • 입력 2007년 11월 17일 03시 01분


지구에서 가장 춥고, 가장 건조하며, 가장 바람이 많이 부는 대륙. 전체 면적의 98%가 최소 1.6km 두께의 얼음으로 덮여 있는 땅. 바로 ‘얼음 사막’으로 불리는 남극이다. 인간의 손길이 아직 제대로 미치지 못하고 있는 이곳을 대학생들이 주축이 된 탐사대가 조사에 나선다.

한국산악회가 주최하고 동아일보가 후원하는 ‘한국 대학생 남극탐사대’는 내년 1월 6일 남극으로 출발해 남극 최고봉 빈슨매시프(4897m) 등정을 비롯해 극지연구소에서 운석과 빙하 탐사 활동 등을 벌일 계획이다.

1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산악문화회관 3층 강당에서는 대원들의 남극 탐사 준비가 한창이었다. 이날 한국의 대표적인 여성 산악인 오은선(41·수원대 산악부 OB) 씨는 3년 전인 2004년 12월 빈슨매시프 정상을 밟았던 자신의 경험담을 대원들에게 들려줬다.

오 씨는 당시 기상 상태 악화로 칠레 최남단의 푼타아레나스에서 남극대륙의 패트리엇힐까지 가는 러시아 수송기가 열흘이나 뜨지 못해 발을 동동 굴렀던 사연과 해발 2200m 지점의 베이스캠프에서 출발해 7시간이 넘게 걸려 빈슨매시프 정상에 도착했던 과정을 들려줬다. 어린 후배들은 선배의 고생담을 들으며 오히려 도전 의욕이 강해지는 듯 눈빛이 초롱초롱해졌다.

한국산악회는 전국 대학 산악부원을 대상으로 7, 8월 2차례에 걸쳐 탐사대에 참가할 대원을 선발했다. 5 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뚫고 탐사대에 뽑힌 대학생 대원은 모두 9명.

이들은 빈슨매시프 등정 팀(2명), 세종기지 팀(5명), 대륙기지 팀(2명)의 3팀으로 나눠 남극에서 개별 활동을 벌이게 된다. 이들은 거의 매주 도봉산 북한산 등을 오르며 체력을 키우고 있다. 지난 주말에는 실미도의 모래사장을 달리고 무의도 호룡곡산을 종주했다.

대륙기지 팀의 유은영(한국외국어대 스페인어학과 4년) 씨는 “졸업을 앞두고 시험 준비 등으로 한창 바쁠 때라 훈련을 병행하는 게 힘이 든다. 하지만 오은선 선배의 말을 들으니 더 열심히 훈련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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